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바이러스성 목 감기 환자도 있지만 상당수는 알레르기성 기관지천식 환자들이다.
알레르기성 기관지 천식은 증상만 보면 환절기 목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몇 달간 감기치료만 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
그러나 목 감기 증상은 길어야 3～4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천식이 유행하는 계절을 맞아 천식에 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달리기로 폐활량을 늘리는 것이 천식치료에 도움이 된다?　

흔히 운동을 통해 폐활량을 늘리는 것이 천식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이 오히려 천식을 악화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새벽에 찬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에 비해 수영과 같은 운동은 천식 증상을 적게 유발한다.


▶감기를 방치한 채 오래 두면 천식으로 발전한다?
아니다. 천식 환자들은 흔히 천식으로 진단 받기 이전에 잦은 감기로 고생했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감기가 천식을 직접 유발한다는 단서는 어디에도 없다.

천식이 있으면 감기를 자주 앓기 때문에 감기 후에 천식을 얻었다는 오해가 생긴 것이다.
다만 감기에 걸렸을 때 호흡곤란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또는 기침이 몇 달씩 지속될 경우 천식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무조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 만성 천식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표준용량으로 사용하면 전신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소아들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천식약은 가급적 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은 기관지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지속적인 항 염증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비록 심한 호흡곤란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어도 기관지 염증은 상존하고 있으므로 증상이 없을 때에도 꾸준히 치료해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게 전문의의 지적이다.

▶임신을 하면 천식이 더 심해진다?

일부만 그렇다. 천식 환자가 임신한 경우 일부는 천식 증상이 악화되지만 일부는 오히려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천식 환자는 임신을 시도할 경우 전문의와 상담, 천식이 잘 조절되는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중 천식치료는 태아에게 해가 되나?

천식 약물 중 일부는 임신 유지나 태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임신 때문에 약물복용을 중단할 경우 천식의 악화로 산모 체내에 산소가 부족하게 돼 도리어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중 약물 조절은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천식은 죽을 병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천식 발작은 흔히 경증, 중등증, 중증, 치명적 발작의 4단계로 나뉜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중증과 치명적 발작의 경우 사망률은 8%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매년 3000～4000명이 천식으로 사망한다.
▶천식약은 먹는 약이 최고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경구용 약물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천식 약은 경구용보다 흡입제가 낫다.
천식은 공기 통로인 기관지에서 일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흡입제제를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전신 부작용도 적다.
천식용 흡입제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서방형 기관지 확장제, 비반세포 안정제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천식 약은 감기약과 같이 먹어도 되나?

물론이다. 감기에 걸리면 기관지 감염에 의한 기도염증 증가로 기관지 과민성이 늘게 된다.
이 때 감기약 때문에 천식약 복용을 중단하면 천식이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기수 / 국민일보 정보생활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