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의 유혹에 빠지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이에 대한 동경은 「자연식품」, 「건강식품」을 유행시켰고 근래에는 「기능성 식품」이라는 것까지 등장했으며, 수많은 영양보충제와 건강보조 식품들이 성행하여 과연 건강을 위해서 이러한 것들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혼란에 빠지게 한다.

또한 대부분의 현대인은 비만과 지방식품에 대한 과민반응을 보인다. 비만은 만병의 원인이라 할만큼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살이 찌면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등의 발병률이 크게 높아지며 사망률도 정상체중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비만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의 유혹에 빠지게 되고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수많은 정보가 넘치는 이 시대에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잘못된 정보는 받아들이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물은 체내에서 에너지를 내지 않으니 물을 많이 먹는다 해서 살이 찌는 것은 아니다. 물을 먹었을 때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다. 또한 수분대사에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과도하게 수분을 섭취할 경우 부종이 나타나 체중이 증가할 수는 있다.

비만의 기준은 수분이 아니라 체지방이다. 즉, 비만이란 체내 지방이 과잉되게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체지방을 얼마나 빼느냐가 다이어트의 관건이다. 충분한 물의 섭취는 다이어트의 효과를 증진시킨다. 왜냐하면 물은 공복감을 줄이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은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에 소화를 돕고 몸 속의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며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도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후 7시 이후에는 너무 많은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저녁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활발한 대사보다는 휴식과 안정, 저장과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최근 유행한 「황제다이어트」라는 명칭에는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의미가 있으나, 주된 방법은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다. 밥, 빵, 국수 등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살이 빠진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필요로 하며,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만일 하루에 탄수화물 섭취를 100g 이하로 줄이면 소변량이 과다하게 증가되어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다이어트 초기에 두드러지게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체중 감소는 주로 수분 손실로 인한 것일 뿐 체지방의 감소는 크지 않다. 그리고 황제다이어트를 지속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는데, 피로감이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며, 혈액 내에 요산이라는 노폐물이 축적되고 구취가 나게 된다. 또한 탄수화물을 대신하는 육류 위주의 식생활로 인해 포화지방산 및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져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탄수화물은 가장 먼저 몸 속에서 에너지로 변하는 영양소이므로 아주 많은 양을 먹지 않는 한 살이 찔 염려가 없다. 그리고 탄수화물이 제한된 식사를 계속하게 되면 오히려 「먹고 싶다」는 충동이 생겨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된다.

커피에 넣는 프림에도 콜레스테롤이 있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에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다. 프림은 보통 식물성 식품인 코코넛의 기름으로 만드는데, 이것은 보통의 식물성식품 중에 들어 있는 기름과는 달리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많다. 따라서 프림은 우리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줄 수 있으므로 프림을 너무 많이 넣어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따라서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려면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 섭취량 뿐 아니라 포화지방산 섭취량을 함께 제한해야 한다.

육류를 먹을 때 지방을 제거하면 콜레스테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식품중의 지방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지방과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지방으로 나뉠 수 있다. 우유의 지방은 비가시적 지방이지만 콜레스테롤이 지방성분과 결합되어 있으므로 유지방을 제거함으로써 동시에 콜레스테롤을 제거할 수 있으나, 동물조직 즉 육류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의 거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막에 존재하므로 육류에서 눈에 띠는 지방을 제거해도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낮추는 데는 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을 제거으로써 포화지방산의 섭취량은 낮출 수 있으므로 육류를 섭취할 때 지방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식품을 많이 먹으면 알칼리 체질이 되어 건강에 좋다?

식품을 섭취하고 난 후 대사과정에서 산을 형성하는 무기질(인, 유황, 염소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품은 산성식품(곡류, 육류, 계란)이라고 하며, 알칼리를 형성하는 무기질(칼륨, 나트륨, 마그네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품을 알칼리성식품 (각종 채소, 과일, 감자) 이라 한다. 그러나 체내의 산, 알칼리 조절은 신체가 자동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지 섭취한 식품에 따라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체액 중에는 단백질 뿐 아니라 다양한 무기질이 녹아 있으면서 완충작용을 하므로, 체액의 pH는 약알칼리성(7.35∼7.45)으로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당뇨병 또는 대사이상으로 인해 체내의 산, 알칼리 균형이 깨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섭취하는 식품에 따라 체액의 pH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민준|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