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초유에서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는 기사는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고 유방암 환자의 혈중에서도 살충제 분해물질인 DDE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 환경호르몬에 대한 불안감이 널리 퍼져 있다. 또한 대표적인 살충제인 DDT 성분이 사용금지 된 지 50년이 훨씬 지난 최근에도 인체의 피하층에서 검출되고 있어 유기염소계 화학물질이 생태계에서 얼마나 분해되기 어려운가를 입증해주고 있다.본고에서는 첨가물로 분류되기에는 애매하지만 식품을 통해서 섭취될 수 있는 기타 식품위해물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외인성 내분비 교란물질) : 다이옥신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인가?

 화학구조가 생체 호르몬과 비슷하여 인체 내에서 생식계통의 이상을 야기하는 70 여종의 내분비계 교란물질을 통틀어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른다, PCB, DDT, 다이옥신, BHC 등이 모두 이에 속하며 이들 유기염소계 물질들은 물이나 공기, 토양 등에 낮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다가 먹이사슬을 통하여 생물체에 유입된다.

다이옥신은 어떤 물질인가?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은 무색, 무취인 유기화합물로 탄소, 수소, 산소, 염소를 포함하고 있다. 제조업, 화장, 배기 가스, 종이나 펄프의 표백, 화산, 산불, 화재. 쓰레기 소각, 석탄, 나무, 기름 등의 연료에서도 다이옥신이 생산된다. 함유량은 ppt로 표현하며 1ppt의 양은 올림픽 사이즈의 수영장에 잉크 한 방울 정도가 함유된 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산업계에서 방출하는 다이옥신의 양은 90% 이상 크게 감소하였으며 최근 가장 큰 다이옥신 배출원은 가정의 뒤뜰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일, 또는 산불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다이옥신의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가?

 현재로서는 뒤뜰에서 흡입하는 정도의 생태계 농도는 국제 기준보다 훨씬 못 미치는 정도이며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또는 사고로 고농도에 노출될 경우 치료 가능한 피부질환을 일으키거나 체내 효소와 호르몬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다이옥신에 노출된 산업체 근로자 중에서 암 이환율이 약간 높았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최근 출생아의 남녀 성비가 깨지는 것도 남성의 정자 수가 환경호르몬에 의해 감소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 기형, 생리중단 또는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는 상태이다.

다이옥신은 어떻게 먹거리에 함유되나?

  다이옥신은. 공기, 물, 흙 등 생태계에 널리 존재한다. 산업현장에서는 피부접촉이나 흡입을 통해 노출될 수 있지만 이들의 경우는 다이옥신 노출의 아주 적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인체가 다이옥신에 노출되는 기회는 95%가 음식을 통해서이며 예를 들면 고기, 우유, 가금류 그리고 모유를 통해서 다이옥신에 노출될  수 있다.

  다이옥신은 생태계에 널리 함유되어 있고 쉽게 분해되지 않으므로 물을 통해 생선에, 또는 공기나 흙 속에 뿌리박은 식물에 함유될 수 있다. 이들을 동물이 먹었을 때 동물의 지방층에 축적되어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서 인간의 지방층에도 농축될 수 있다.

다이옥신이 함유된 음식은 안 먹는 것이 좋은가?

 아니다. 다이옥신을 피하기 위해 특정한 식품이나 식품군의 섭취를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각종 식품은 다양한 영양소의 급원으로서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 국민의 칼슘 섭취량은 전 연령층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다고 우유를 피한다면 골다공증의 위험이 그보다 몇 배 더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모유에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다고 먹이지 않는다면 모유가 가진 영양적 우수성이나 면역성분, 엄마와 가질 수 있는 스킨쉽 등의 여러 혜택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모유의 다이옥신 함량은 매월 12% 정도씩 감소하며 아기의 모유수유기간은 짧아서 설사 엄마의 젖에 다이옥신이 함유되어있다 해도 일생을 통해서 다이옥신에 노출될 위험은 없다.

우리 식품에는 다이옥신이 얼마나 들어있나?

 2000년 식약청은 국내 식품을 대상으로 다이옥신 함유량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조사 표본이 적어 신뢰도가 낮기는 하지만 우리 식생활과 환경이 다이옥신으로부터 안전하지는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 주부 59명의 초유를 조사한 결과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었으며 일일 섭취허용량의 30배 가량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가톨릭의대 이강숙 교수팀은 유방암 환자의 혈중 DDE농도가 대조군보다 의미있게 높았다고 보고하였으나 상관성을 주장하기에 표본수가 너무 적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팀은 남성의 정자 수가 5년 전에 비하여 줄거나 활동성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식육 달걀 등의 다이옥신 농도는 외국에 비해 낮거나 같은 수준이며 비스페놀A의 경우 국내 유통 중인 캔 식품 130개에서는 기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양이 검출되었고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유아용 젖병 및 pvc랩 등에서도 기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양이 조사되었다. 참치, 고등어 및 육류 등의 지방성 식품에서는 외국과 비슷한 수준의 비스페놀A가 검출되었다.

다이옥신 노출을 줄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반인들은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식사지침을 따르고 기초식품군을 고려하여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기 위한 균형 잡힌 식사란 지방, 특히 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식사인데 다이옥신은 지용성이어서 동물의 지방층에 축적되기 때문에 과도한 지방 섭취를 줄이면 다이옥신에 노출될 염려도 그만큼 줄어든다. 동시에 저지방 우유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과일, 채소는 지방 함량이 지극히 적어 내부에 농축되지 않으므로 여러 번 깨끗이 씻어 먹으면 자연히 다이옥신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박혜련 / 명지대학교 식품영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