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은 18%를 차지한다. 아울러 독거노인의 80% 이상이 여성노인이며, 여성노인 5명 중 1명은 혼자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경우 노화에 따라 흔히 나타나는 고독, 빈곤, 질병의 문제나 가사서비스 원조 및 간호의 요구에 대응해 줄 수 있는 인적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건강문제는 사회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독거노인들이 경험하는 역할상실 및 사회적 교류의 감소와 소외감 등은 잘못된 음주 형태로 표출되는 사례가 많다.

여성 독거노인의 1일 알코올 섭취량(7.6g)은 비 독거노인(0.9g)의 8.4배

습관적 음주는 알코올 중독이나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며 독거노인의 음주문제 특히 여성노인의 경우 가정에 미치는 폐해가 더욱 크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2006) 발표에 따르면 여성 독거노인의 1일 알코올 섭취량(7.6g)은 비 독거노인(0.9g)에 비해 8.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독거노인들의 음주양상을 보면 무료해서 마시거나, 관절통 등 건강문제로 마시거나, 역할상실에 따른 사회적 소외감으로 음주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우울이 동반되어서 음주를 하기도 하는 등 신체, 심리, 정신적, 경제적 문제로 야기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키친 드렁커」(가족들이 없는 시간 부엌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여성 알코올 중독자를 일컬음)로 술을 부엌, 싱크대, 옷장, 이불 같은 곳에 숨겨놓고 마시므로 주위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도 있다.

여성 음주자 중 10분의 1정도만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독거노인의 경우는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단 치료보다는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독거노인들의 경우 돌보아 줄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는 노인의 경우 약 23%가 치매 환자

알코올에 중독되면 다른 모든 일을 포기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술을 구하거나, 마시거나, 취한 상태에 있기 위해 사용하게 된다. 알코올 중독자는 자신의 정서를 파악하고 언어로 표현하는데 제한이 있게 되며 재발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강한 부정적 정서와 감정조절의 실패이다. 따라서 강한 불쾌감이 생기면 이러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거나 이러한 감정의 원인을 알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술은 중추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쳐서 사고력,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 등에 장애를 일으킨다. 이러한 기억력과 판단력의 장애는 술에 취했을 때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장기간 술을 마실 경우 대뇌에 영구적인 이상이 생겨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에도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진다. 뇌기능의 장애는 나이를 먹을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는 노인의 경우 약 23%가 치매 환자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남자노인들은 음주중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받는 반면 여성노인은 싸늘한 시선 속에 방치되어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코올 의존상태인 여성 독거노인들은 사회의 편견과 냉대 때문에 이중고

여성독거노인 중 알코올 중독 환자의 경우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적인 알코올 섭취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피폐되어 있기 때문에 장차 금주를 시작함에 앞서 신체적 기능회복을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그런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술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알코올 중독 환자들을 위해서 지역별로 알코올 전문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있으며 여성 알코올 의존증 치료전문 병원도 생겨났다.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전국에 20개의 알코올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 까지 이를 96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알코올 상담센터는 알코올 중독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전문상담실과 재활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의 병의원, 복지시설 등과 함께 알코올 중독예방 및 치료활동이 연계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들이 알코올 상담센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건소, 노인복지관, 상담센터가 있는 병원등과 연계해 도와주고, 독거노인 스스로가 회복에 대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담을 해 나가야 한다. 상담센터를 찾아올 수 없는 노인들은 직접 방문해서 전문적인 상담, 치료하는 제도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아울러 재발방지를 위한 프로그램,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등 알코올 중독 치료기관과 보건소 정신보건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통합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음주 여성 독거노인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이 절실하다.

심문숙 | 건양대 교수·간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