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만성질환은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노화에 따른 만성질병을 막기는 힘드나 좋은 영양상태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노화 과정을 천천히 일어나게 해 노후에도 건강과 활력을 보장 받을 수가 있다. 노인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다.

노인의 비만과 영양관리

우리나라 노인의 비만비율(체질량지수 25이상)은 60대 38.2%, 70대 29.7%로서 전체 성인의 비만비율인 30.2%와 비슷하거나 더 높으며,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비만비율이 더 높다. 우리나라 노인의 경우 비만이라고 해서 특별히 칼로리 섭취량이 높지 않으며 오히려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노인의 비만은 칼로리 과다섭취보다는 거동불편으로 인한 활동량 저하나 근육양의 감소로 인한 기초에너지 대사 저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인의 비만은 아주 고도비만이 아니라면 성인들처럼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보고도 많고 체질량지수 20～33사이(체질량지수 30이상은 성인의 경우 고도비만으로 간주)에서도 사망률 증가가 없었다고 한다.

노인에게는 비만보다는 갑작스러운 체중증가나 감소가 건강에 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노인의 비만정도가 심하지 않고 비만과 관련된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구태여 이상 체중에 도달하기 위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노인들의 경우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면 영양소 결핍이 오기 쉽고, 몸의 근육 양이 줄어들면서 거동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볍게 걷기 등으로 활동량을 늘려주는 것이 몸에 활력을 주고 비만도를 조금이나마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노인들의 경우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등 때문에 고강도의 운동이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가볍게 걷기(물 속에서 걷는 것도 괜찮다)를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로 1주일에 2～3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노인의 체중과 관련된 증상 즉 당내성, 고혈압, 관절통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고 낮은 근육 양으로 인해 운동하기가 힘들다면 아주 점차적으로 체중 감량을 가져오도록 하루에 100～150kcal정도 줄여서 한달에 0.5kg 정도 빠지게 하는 것이 좋다. 100kcal는 밥 1/3공기로서 밥 1끼에 1～2 숟가락 정도만 떠내면 된다.

노인의 고지혈증과 영양관리

우리나라 노인들의 고중성지방 혈중 비율은 21.5～26.5%이며 고콜레스테롤 혈중 비율은 10.6～15.9%로 노인들의 경우 혈액의 중성지방이 높아진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노인들 특히 여자 노인들의 경우 탄수화물로부터 에너지의 73% 이상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에서는 고지혈증의 경우 칼로리, 포화지방섭취량,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높다고 보도되었으나 우리나라 고지혈증 노인들의 경우 지방으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가 12～13%로 매우 낮고 혈중이상지질치 개수가 많을수록 칼로리, 칼슘, 비타민A, 비타민 B2 섭취량의 권장량에 대한 비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외국의 결과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지혈증 노인의 경우 지방 섭취량을 줄이기보다는 포화지방을 단일 불포화지방이나 다불포화지방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다. 우유 대신에 저지방 우유나 두유를 권장하고 쇠고기, 돼지고기 대신에 껍질을 제거한 닭고기나 두부, 콩, 생선, 난백을 1끼에 1가지 정도 꼭 섭취하며 자반생선, 젓갈 대신 소금 간하지 않은 등 푸른 생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항산화 영양소의 부족이 고지혈증을 가져온다는 보고도 많으므로 김치나 짠지 대신 색이 진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을 하루에 5～6회 이상 나물이나 생채소로 섭취하면 항산화영양소뿐 아니라 섬유소 섭취를 함께 늘릴 수 있어서 좋다. 또한 노인들의 경우 갈증 반응의 둔화로 인하여 탈수 때문에 혈액의 점도가 놓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물을 하루에 6～7잔 충분한 양을 마셔 주는 것이 좋다.

노인의 고혈압과 영양관리

우리나라 노인의 고혈압 비율은 57.3～58.1%로 상당히 높지만 고혈압 노인들의 소금 섭취량은 정상 성인에 비해 낮다. 왜냐하면 고혈압 노인들의 칼로리 섭취량이 높지 않고 나트륨은 칼로리 섭취량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고혈압 노인들의 전체 소금 섭취량은 높지 않으나 1000kcal당 소금 섭취량은 높은 경향이 있는데 이는 소금밀도가 높은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금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이며 다음은 국, 찌개, 여러 가지 생선요리, 면류, 탕류가 차지한다. 따라서 김치는 하루에 1번 정도는 국물김치 건더기만 먹거나 싱싱한 채소로 바꾸며(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김치보다 소금 섭취량이 적다) 국, 찌개나 면류, 탕류는 국물에 소금이 많으므로 국물을 남기는 습관을 들인다. 생선도 미리 소금 간하는 것보다는 구워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소금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손숙미 / 가톨릭대 교수?식품영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