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회사중역인 P씨는 여러 사람 앞에서 공식적인 이야기나 연설을 하려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당황해지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고, 이마에 땀이 줄줄 흐르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 때문에 도저히 남 앞에서 브리핑을 하지 못합니다. 이 처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시하는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비합리적 공포 때문에 그런 상황을 강박적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 사회공포증의 특징입니다.

 즉 다른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혹은 바보스럽게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한 공포증이외에,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글을 쓰거나, 젓가락질을 하거나, 차를 마시는데 손이 떨리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볼 것 같은 공포증, 다른 사람 앞에 가면 얼굴이 붉어져 다른 사람이 자신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 같은 공포증, 그 외 옆에 사람이 있으면 소변이 나오지 않아 공중 변소 사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출을 하지 못하는 공포증 등이 흔한 증상입니다. 즉 사회공포증은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에게 관찰되고 평가받는데 대한 공포감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장애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상황에 당면해야 할 때 심한 예기불안을 일으킴으로서 가능한 한 그러한 상황을 피하고자 하게 된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평생 유병율이 10%가 넘어 상당히 흔하며, 환자들이 고통과 기능장애가 크지만 적절히 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됩니다.

 원인은 일반적으로 인격발달과 관계가 있어 환자는 자신이 과거 남들 앞에서 몹시 불안하고 고통스러웠던 사건을 기억하고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경험 때문에 사회적 상황이나 타인 앞에 서는데 대한 공포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타고난 소인 즉 지나치게 위축된 성격으로 인해 억제적인 행동을 보인 사람이 환경적 스트레스 즉 부모의 사망이나 이별, 학대, 가정폭력 등의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가해지면 어떤 시기에 이르러 사회공포증으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회공포증 환자의 특성은 억제적인 행동패턴의 가능성은 있으나, 엄격한 유교적 가정분위기의 산물로 강한 체면의식, 배려의식 등으로 자아축소적 방식의 불안과 감정을 조절하여 평온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보고하고있습니다.

 치료에는 약물치료, 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 및 정신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통합적인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나 치료 전략은 환자 개개인의 증상유형에 따라 적절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대개 성격적으로 소심하고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불쾌한 자극을 주지 않고 해결해야할 갈등에 관한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사실대로 말하도록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정인과 / 고대 구로병원 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