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서울 경기 지역 내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건강 관련한 교육을 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4, 5, 6학년 어린이들을 위하여 흡연, 음주 등 여러 가지주제로 한 교육이었는데 음주 코너에서 담당 선생님들에게 술을 마셔본 적이 있는지, 언제 마셔 보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마셔보았는지 물어보도록 하였습니다. 예상한 대로 대부분의 남자 어린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 5-6세 때 혹은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집안에 경조사  어른들이 마셔보라고 권해서 조금 마셔보았다는 대답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여자 아이들도 마셔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홍익대 장근호 교수의 2005년도 주제발표문에 의하면 우전체 인구에서 음주하는 사람의 비율은 1986년 48.3%에서 2003년 64.3%로 증가하였고 특히 여성은 1986년 20.6%에서 2003년 49%로 2배이상 증가해 음주율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최근 청소년 음주율 역시 가정에서 학교에서 심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청소년위원회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05년 전국의 중고교생 1만3천934명과 가출 또는 학교 부적응, 소년원 등 위기청소년 1천411명등 총 1만5천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유해환경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고교 재학생의 음주율은 36.6%로 2002년의 26.0%보다 10.6%포인트 상승했다고 합니다. 중고교 재학생 중 한번이라도 술을 마셔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61.7%, 위기학생의 경우는 무려 89.5% 나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주세의 인상, 교육 정책, 건강한 음주 문화 만들기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체계적으로 전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문화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건강한 음주 문화로 자리 잡도록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우선 우리 아이들의 음주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의식/지식/태도등을 바꾸는 것은 학교에서의 교육과 대중매체에서의 장면들, 캠페인 외에도 가정에서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들의 음주는 키 성장에 필요한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가정 내에서 어린이들이 음주를 시작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할 것입니다.

2003년도 서울 시내 모 보건소에서 학령 전 어린이들을 위한 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 하였습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사전 조사로 어린이들의 부모들의 흡연 여부와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흡연에 대한 태도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흡연 하는 부모의 자녀들은 흡연 대하여 훨씬 더 관대한 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빠나 엄마가 흡연 하는 경우 어른이 되어서 담배를 피워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았으며, 흡연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이 청소년이 되어서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음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음주에 대해 무엇을 암시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걸까요?  음주는 흡연 보다 우리가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가정 내에서 아이들에게 음주를 하지 않도록 하고, 술이 스트레스 해소, 화가 날 때 마시는 음료로 인식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아빠를 흉내 내는 아이들이 좀 더 일찍 흡연할 확률이 커지듯이 음주도 보고 들은 대로 좀 더 빨리 음주를 할 확률도 커진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야 합니다.

술은 적당히 마신다면 사교적 소통과 인간관계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사교와 인간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과도한 습관성 음주는 정신 장애, 가정 파탄, 교통사고를 포함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정신 문제 외에 육체적으로도 신체의 모든 기관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건강한 음주문화를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자경 연세대 보건 대학원 겸임 교수/ ㈜ 엠프라이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