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이 깊어지면서 술자리가 늘어나는 사람들이 많다. 친분 있는 사람들과의 각종 모임, 업무상 접대, 추위를 가시게 하는 수단 등으로 술 마시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마시는 술이 간과 피부를 손상시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하지만 술은 직접 닿게 되는 치아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이 때 어떤 종류의 술과 안주를 먹느냐에 따라 치아에 미치는 여파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술자리에서 치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술 종류에 따른 치아 건강

 술을 마시면 혈압을 상승시켜 잇몸 출혈을 나타나게 하고 이로 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생긴다. 면역력을 떨어뜨려 입속 세균증식을 부추기는 경우도 다반사. 하지만 술 원료 자체가 충치 및 치주염을 유발시킬 수 있어 술자리에 있어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먼저 술의 주원료인 알코올은 당분을 함유한 포도당이나 곡류, 과일 등을 발효해서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당분이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서 액체의 알코올 형태로 됐을 뿐 성분에는 여전히 당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당분의 함유량은 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와인, 막걸리, 맥주 등의 양조주는 소주, 브랜디, 위스키 등의 증류주보다 당분이 높다. 양조주는 주로 과일이나 곡류를 원료로 발효시켜 제조한 술로 과일의 경우라면 단 맛을 더 내기 위해 다량의 설탕을 첨가하는 경우도 많다. 당도가 높은 포도를 주원료로 하는 와인은 고유의 강한 빛깔 때문에 치아 변색까지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증류주는 발효시킨 술을 한차례 증류하여 만든 것이다.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당분이 사라지고 원료의 내용물도 걸러낼 수 있다. 때문에 양조주보다 충치 발생률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양조주에 비해 높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혈압 상승에 따른 잇몸출혈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혈압상승이 생겨 코 속 점막이 부어오르기 쉽다. 이로 인해 코의 호흡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잠을 자게 된다. 이는 입 속을 건조하게 만들어 충치 및 치주염을 부추기게 된다.

따라서 치아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 술을 좋아하는 주당의 경우에는 그런 고역이 따로 없다. 그러므로 피할 수 없는  술자리이거나 참기 어려운 경우라면 소주나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를 1~2잔 내로 제한하도록 한다. 이보다 더 마셔야 할 경우에는 양조주인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되 중간 중간 입안을 물로 헹구어 내용물이 입안에 남아있지 않게 한다.  

 

술보다는 안주가 문제

 술 못지않게 안주 선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먼저 찌개나 탕 등의 국물음식은 소금․고춧가루․조미료 등에 포함된 염분이 많이 들어가 있다. 지나친 염분 섭취는 입속의 산성 성분을 증가시켜 충치의 원인인 산도를 높인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국물은 잇몸을 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국물 안주를 선택할 때에는 짜지 않은 것으로 먹되, 조금 식힌 뒤 섭취하도록 한다.  

오징어, 어포, 견과류 등의 마른안주는 딱딱하고 질기기 때문에 씹는 과정에서 치아 마모가 심해질 수 있다. 습관적으로 즐길 경우 턱관절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은 치아배열이 불규칙하거나, 잇몸이 약한 사람들이라면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먹어야 한다면 안주를 미리 잘게 찢어 치아의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안주로 고기를 먹게 될 경우 너무 덜 익거나, 지나치게 바짝 익은 것은 삼가도록 한다. 씹는 과정에서 미끄덩거리거나 질긴 육질이 치아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반면 과일이나 채소 등의 안주는 치아의 걱정 없이 술자리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씹을수록 치아의 표면을 닦아주기 때문이다. 그밖에 술자리에서 자연스레 피게 되는 담배도 치아 건강을 해친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등의 성분이 입속 말초신경을 건드려 잇몸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입속이 마르면 세균의 증식이 왕성해져 충치를 불러온다. 뿐만 아니라 니코틴 성분 자체가 치아의 바깥쪽에 붙게 되면 치아가 노랗게 변한다. 이는 외관상 문제는 물론 음식물찌꺼기와 함께 치석으로 변하게 되어 입 냄새까지 일으킬 수 있다.  

 

술자리 후 치아 건강은 이렇게

 술을 마신 후 치아 손상을 줄이고 싶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충치예방 효능이 있는 자일리톨 껌을 씹도록 한다. 단, 20분 이상 씹어야 한다. 충치예방과 더불어 입안의 이물질들이 껌에 붙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귀가 후에는 평상시보다 더 꼼꼼하게 칫솔질을 하도록 한다. 자칫 피로감과 취기 때문에 칫솔질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기 쉽다. 하지만 이는 입안에 각종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충치와 치주염 발생의 온상이 될 뿐이다. 따라서 번거롭더라도 칫솔질은 반드시 하고 잔다. 이 때 칫솔질은 잇몸의 맨 위에서부터 치아 아래까지 가볍게 쓸어내리듯 하는 것이 좋다. 치아는 물론 잇몸에 쌓인 음식물찌꺼기까지 닦아내기 때문. 이 때 혓바닥도 닦아 주어야 한다. 혓바닥 돌기 사이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운데 이는 세균을 불러와 입 냄새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미 치아에 이상이 생긴 경우라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충치는 충치가 생긴 부분을 긁어내고 그 자리에 인공 충전물로 채우거나 금관이나 사기관으로 덮어씌우면 된다. 단, 신경까지 충치로 손상되었다면 신경치료 후 충치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치주염의 경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다면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섰다면 잇몸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충치와 치주염 말기로 신경치료나 잇몸 수술로도 해결이 어렵다면 치아를 제거 한 후 임플란트(인공치아)로 대체해야 한다. 기존에는 치료기간이 3-12개월로 매우 길었지만 최근에는 치료기간을 줄인 Q임플란트로 해결할 수 있어 1-2주 만에 치료를 끝낼 수 있다.

 황성식 / 미소드림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