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  대한보건협회 홍보팀장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대한보건협회가 2006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간 인쇄매체인 일간지(14종), 주간지(12종), 월간지(8종) 및 지상파 TV 3사(KBS-2, MBC, SBS)의 술 광고를 모니터링 한 결과 전체 술 광고횟수는 2,997회였고, 이 중에서 대한보건협회 자체기준 및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의 광고기준을 위반한 횟수는 155회로, 총 술 광고횟수 대비 위반광고 횟수의 비율이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광고의 절반은 「경고문구 미표기」광고

인쇄매체인 일간지, 주간지 및 월간지 총 34종의 술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대한보건협회 자체기준을 위반한 「경고문구 미표기 광고」가 총 78회로, 위반광고 횟수 대비 경고문구 미표기 횟수의 비율이 50.3%(78/155)로 나타났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 상에는 술병에 표기되는 경고문구 기준은 있지만, 인쇄매체의 술 광고물에 대한 표기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한 조사에서 술 포장용기(술병)에 표기된 음주경고 문구를 보고 술 마시는 것을 자제하겠다는 응답이 60.2%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술 광고에서도 음주경고 표시를 강화하게 되면 과다한 음주가 어느 정도는 억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쇄매체의 술 광고도 담배 광고처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경고문구 표기」 의무화 및 「경고문구 표시방법」에 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주류 회사의 「스포츠 행사 주최, 주관 및 협찬」광고

주류 회사가 스포츠 행사 광고를 빌미로 자사 상표를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가필요 하다.

위반광고 횟수 대비 스포츠 행사 주최 광고의 비율이 무려 40%(62/155)나 되었다. (주)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인 경우, 5월 모니터링 결과 대한보건협회 자체기준을 위반한 스포츠 행사 주최 광고횟수가 28회로 조사되어 이에 대한 시정조치 요구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연이어 동일한 내용으로 위반 사례가 적발 되었다.(6월 위반광고 횟수 : 28회, 9월 위반광고 횟수 : 6회) 향후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광고의 기준(제10조 제2항)에 주류 업체의 스포츠 행사 주최, 주관 및 협찬·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삽입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상의 술 광고 기준 위반에 대한 미약한 처벌 규정 개선필요

2006년 5월과 6월 연달아 시간대를 위반하여 10시 이전에 하이트 맥주 광고를 방송한 KBS-2TV의 경우 방송위원회의 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라는 미약한 처벌에 그쳤다고 한다.

동일한 3개의 잡지사가 현행 규정을 위반(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광고의 기준 제10조 제2항 7호 위반)하여 8월, 9월 연이어 금품을 제공하는 술 광고를 실었지만, 이에 상응하는 처벌 조항이 없어 현재로서는 이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현행 술 광고 규정 위반시 광고주 및 제작자의 의견 진술을 비롯해 영업정지, 벌금부과, 일정기간 광고 금지, 사과문 게재 등 보다 강력한 처벌 조항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술 광고 기준 법제화 필요

2006년 4~10월까지 7개월 동안 검색포털 홈페이지(www.100hot.co.kr)에서 제공되는 종합포털사이트 Top 10의 홈페이지의 술 광고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술 광고 건수는 총 7건으로 파악되었다. 5월, 6월 및 8월에 걸쳐 월간 검색순위 1~3위를 차지한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에 주로 술 광고가 실렸으며, 현재 TV 방송에서 송출되는 술 광고를 그대로 인터넷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동영상 형태로 시간이나 도수의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인터넷은 청소년이 가장 많은 시간을 접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경고문구 표기 의무화, 광고시간,술 도수 및 광고횟수 제한 등과 같은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술 광고는 비단 이들 매체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지하철 전동차의 지면광고, 승강장 부근과 지하철 내에 설치된 TV 및 건물옥상의 커다란 양주병 광고에서 대형전광판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시내버스 차창 밖에 대형 술 광고가 부착되어 버스가 달리면 술 광고도 함께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매체들은 아무런 광고 규제도 적용 받지 않는 그야말로 술 광고의 천국지대들이다. 술 광고 모니터링을 보다 다양한 매체로 확대하여 실시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음주를 조장하고 부추길 우려가 있는 술 광고를 사전에 심의하여 차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술 광고를 근절시키기 위하여 술 광고 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