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명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 내과

골다공증하면 여성에만 국한되어 생기는 「여성들의 질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또한 의사 선생님들조차도 남성에게 웬 골다공증? 하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최근 골다공증이 남성에서도 그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남성에서 여성보다 골절의 위험성이 더 높고 골절 후의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더 심각하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남성들도 골다공증에 대한 조기진단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골다공증 환자 5명 중 1명은 남성

골다공증은 갱년기 여성 질환의 대표적인 예로 흔히 거론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골다공증 환자 5명 중 1명은 남성이다.

미국의 경우 약 2백만 명의 남성 골다공증 환자가 있으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남성 환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데, 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서는 지난 2001년에 14,000여 명이던 남성 골다공증 환자가 2004년엔 23,000여 명으로 6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골다공증이 더 위험

골다공증의 영향으로 발생한 골절의 빈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높지만, 골절에 의한 사망률은 남성이 오히려 여성보다 높다.

남성의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이 여성에만 발생한다는 편견 때문에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로 골절이 된 후에야 병원을 찾아오므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남성 골다공증은 여성보다 나이가 10년 이상 더 들어 생기는데다 골절이 발생하면 쉽게 뼈가 붙지 않아 치료가 더 어렵다. 때문에 엉덩이뼈에 골절상을 입을 경우 사망률이 여성 골다공증 환자는 15%인데 비해 남성은 30%로 두 배나 높다.

골 손실을 촉진하는 술

술고래일수록 골다공증 위험 높아

남성 골다공증의 경우 과도한 음주와 흡연, 운동부족 등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술은 칼슘과 뼈 대사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는 한편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또한 간접적으로 신체 내 호르몬의 변화를 가져와 뼈에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은 칼슘의 흡수에 관여하는 비타민 D 대사를 방해하여 골다공증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골량 감소를 유발하는 과음의 기준은 확실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과음의 범위는 하루 3잔의 술도 골량 감소를 유발할 수 있지만, 대개 하루 약 6잔 이상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런 남성은 골다공증 검사가 필수!

일반적으로 남성골다공증 검사는 65세부터 시작하지만, 과거 골절 경험이 있거나, 작고 마른 체격, 운동 부족, 편식으로 인한 칼슘 섭취 부족,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추가 유전적 요인 등 골다공증 위험요인 중 한 가지라도 부합되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50세 이전이라도 한번쯤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전인 골감소증 단계부터 하는 것이 좋다.

남성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좋은 생활습관

1. 균형 잡힌 식사 및 충분한 칼슘 섭취

적절한 체중은 체중 부하 효과 등으로 뼈에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골다공증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물론 평균 이하의 칼슘 섭취는 뼈를 약화시키지만 우유 하루 2잔 정도면 충분하고, 적절한 양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규칙적인 운동 및 충분한 야외활동

운동은 뼈를 자극시켜 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햇빛에 대한 노출이 많아져 비타민D 섭취를 늘림으로써 칼슘의 체내 흡수를 증가시킨다. 또한 운동신경을 향상시켜 넘어져서 골절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한다. 단, 뒤로 걷는 운동은 자칫 넘어져서 골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3. 생활 습관의 변화

금연 및 절제된 음주는 기본이고 카페인은 칼슘배설을 촉진하여 뼈에 해롭다. 고령의 남성은 햇볕을 쬐거나 비타민 D의 보충이 필요하고, 넘어질 수 있는 생활환경도 개선하도록 한다. 되도록 미끄러운 길을 피하고, 집안 환경도 침대와 같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거나 미끄러운 바닥재 등은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