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구 | 인제대 서울백병원 내과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30%에서 발견되는 아주 흔한 순환기 질환이다. 고혈압은 어떤 설명할 수 있는 원인도 없이 혈압이 높은 일차성 고혈압, 즉 본태성 고혈압과 어떤 특정한 원인에 의해 혈압이 높은 이차성 고혈압. 즉 속발성 고혈압으로 나눈다. 일차성 고혈압은 설명할 수 있는 원인이 없다고 했지만, 달리 이야기하면 매우 많은 원인들이 복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유전적인 요인들이다. 고혈압 환자의 가계에서 고혈압의 빈도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의 유전자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여러 유전자들의 이상들이 고혈압이라는 하나의 표현형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둘째는 환경적인 요인들이다. 이에는 소금 섭취, 비만, 직업, 알코올 섭취, 흡연, 가족수, 혼잡도, 운동부족 등의 여러 요인들이 해당된다.

관심을 갖고 혈압을 체크하자.

실제로 많은 경우 수년간 고혈압이 있음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바로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이다. 고혈압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혈압을 재보는 것이므로 적어도 1년에 한번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혈압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같은 사람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합동위원회 기준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이다.

혈압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은 최근 중·장년층에서 급증하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과 뇌졸중(중풍) 등의 뇌혈관 질환과 만성 신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병으로, 나이가 들수록 그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혈압도 계절을 탄다.

고혈압 환자에게 겨울은 부담스러운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땀을 적게 흘리게 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피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여름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7mmHg, 확장기 혈압이 3mmHg 정도 올라간다. 특히 정상인보다도 고혈압 환자에게서,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실내외의 기온 차에 따른 혈압의 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수축이 촉진되어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의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한다. 겨울철 아침은 그래서 위험하다. 아침에는 혈관수축이 활발해져 혈압이 상승하는데, 여기에 차가운 바깥 날씨를 만나면 심혈관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염분 섭취 줄이고 운동시 주의가 필요

겨울철엔 김치나 젓갈 같은 저장 음식을 많이 먹고, 따끈한 찌게 같은 것을 찾게 되므로 소금의 섭취가 증가한다. 또한 술을 즐기는 이들은 음주량이 증가한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화도 겨울철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한 몫을 할 것이다. 겨울철 자주 앓게 되는 여러 가지 질환이나 그에 대한 치료 약제들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고혈압 환자가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 위해서는 보온에 힘써야 한다. 모양보다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내복을 입고 따뜻한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소금을 적게 사용하고 가공식품을 살 경우 염분의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읽어보는 습관을 기른다. 의사나 영양사로부터 식사요법의 지시를 받았을 경우 이를 충실히 지키고 또한 음주량을 줄여야 한다. 과다한 음주는 혈압조절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유발한다.

겨울철 운동은 심장과 혈관에 부담이 증가해서, 평소 혈관이 좋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뇌졸중(중풍)이나 심장병이 쉽게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가 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에는 운동 전후에 준비 운동과 정리운동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정상 혈압인 사람도 운동을 하면 혈압이 올라갔다가 쉴 때에는 떨어지게 되는데, 고혈압 환자는 변동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운동 후 사우나 할 때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것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위험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

항고혈압제의 복용은 평소보다 혈압이 오르기 쉬운 겨울철엔 더욱 더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자주 혈압을 측정함으로써 혈압의 변동을 확인함으로써 심혈관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몸에 이상이 있을 때에는 지체없이 주치의를 만나 건강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