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곡 | 동덕여대 교수 보건관리학

지난 여름 대한보건협회 주최로 1박 2일 코스의 대학생 절주 동아리 지도자 교육이 있었다. 절주의 필요성을 느끼고 절주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남녀 구별 없이 참가하였다.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된 교육 중에 참가한 학생에게 대학문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하였더니 「술 문화좩라고 주저하면서 답하였다. 대학에 입학 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입생의 눈에 비친 솔직한 대학문화의 모습이었다.

언젠가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해서 학과나 동아리의 MT, 대학축제까지 대학의 거의 모든 행사에 술이 빠지지 않은 적이 없다. 술을 마시는 행태도 폭탄주, 사발주, 강요주, 벌주, 게임주 등 기발한 이름을 붙여서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다 보니 못 마시는 술도 억지로 마시게 되고, 자신의 주량도 모른 채 받아 마시다가 취해서 건강을 잃거나 실수를 저지르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학생들이 각종 행사에서 술을 많이 마시다 보니 소주회사에서는 학생들을 주요 고객으로 생각하고 방학을 마치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새로 나온 소주 샘플을 제공하거나 잡지사에서 소주 미니어처를 판촉물로 제공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는 신입생 OT·MT 때 배낭에 술을 가져가라는 광고포스터를 대학의 게시판에 부착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대학 때 형성된 잘못된 음주문화는 개인의 평생건강을 좌우하고, 사회생활에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할 악습이다. 또한 이제는 학교 당국에서도 술 없이도 건강한 대학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 스스로 나서서 대학 내 절주 캠페인을 통해 올바른 음주문화를 형성하도록 하며, 대안문화를 만들어 술 없이도 행사가 재미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수한 인재의 육성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며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은 우리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할 또 하나의 집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