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경기도 남양주 야산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남학생과 어울려서 인근 구멍가게에서 사온 술을 마셨다. 여학생 한 명은 소주 두 병 정도를 마셨고 남학생들은 조금 마신 상황에서 술에 취한 여학생은 남학생 6명에 의해 집단 성폭행을 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그 여학생을 그냥 버려두고 친구 모두가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결국 그 여학생이 동사한 사건이 있었다.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선행원인은 성폭력, 음주, 주류 판매로 흐름이 연결된다.

청소년 음주와 범죄 발생 가능성은 밀접한 관계

필자가 소년원의 청소년 재소자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음주를 할 경우에는 음주를 하지 않을 때보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8.5배 증가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남녀, 연령, 범죄 유형, 재범횟수 및 문제 음주 여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순전히 음주라는 단일 요인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왜 술을 마시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질까?

무엇보다도 술을 마시게 되면 절제력과 판단력이 흐려지게 되고 충동적으로 되어 폭력이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위험을 증가시키게 된다. 미국 청소년 살인의 36%, 자살은 남자 청소년의 12%, 여자 청소년 8%가 음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도와 같은 재산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음주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9.9배이었던 반면 폭행과 같은 폭력범죄를 저질렀을 때에는 음주로 인한 범죄 가능성이 14.6배로 높았다.

청소년 성폭력의 1/3 이상이 음주상태에서 발생

또한, 음주는 위험한 행동(risky behavior)을 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음주로 인해 자제력을 잃고 충동적으로 되어 성행동(sexual behavior), 특히 안전하지 못한 성행동(매춘과 같은)을 하게 되거나 성폭력에 관련될 수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 발생하는 성폭력(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포함) 중 적게는 1/3, 많게는 2/3가 음주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폭력은 가해자만 술을 마신 경우, 피해자만 마신 경우, 둘 다 마신 경우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정도가 달라진다. 남양주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는 만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신체 및 정신적으로 전혀 없었고 가해자들은 음주 때문에 절제력이 없고 충동적으로 된 상황에서 그와 같은 폭력은 아주 쉽게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론된다.

우발적인 청소년 범죄의 가장 큰 요인은 음주

이와 같은 통계나 사례들을 보면서 일반인들이 가지는 생각은 무엇일까? 「참 안타깝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부의 불량하거나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게서나 발생하는 일이지, 우리 아이는 착해서 그런 일과는 전혀 상관없어.」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사실 다 착하다. 그런데 범죄에 빠지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잃거나 판단력을 잃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대검찰청 범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의 가장 큰 동기는 「우발적」이다. 우발적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음주」이다. 그렇다면, 착한 아이도 범죄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음주」인 셈이다.

우리가 가진 잘못된 생각 중의 하나가 청소년들이 「술? 마실 수 있지.」이다. 그러나 이는 음주, 절제력과 판단력 훼손, 충동적, 범죄로 연계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생각이다.

청소년이 음주 할 수 없는 생활환경 조성이 필요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의 음주를 예방하는 것이다. 「한잔 할 수 있지.」 하는 허용적인 태도를 가진 청소년은 음주를 할 가능성이 크고 결국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과학적인 연구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우리 아이가 귀중하고 그 꿈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면, 그것을 위해 아이들이 음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남양주 사건 속의 청소년들은 70세 노인이 운영하는 구멍가게에서 술을 샀다. 그 노인께서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할 수 없다는 법질서를 제대로 지켰다면 소녀의 꿈은 마감되지 않았을 것이고 소년들은 어둠 속에서 갱생을 만들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 노인이 원망스럽다고? 먹고 살기 위해 소주 한 두병 판 것이 그렇게 될지 몰랐다고? 이런 식의 변명을 한다면 그 소녀가 무엇이라고 할까?

청소년에게 주류 판매는 범죄행위

우리 모두가 청소년들이 음주폐해가 없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해 주려면 우선 아이들에게 술을 파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서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가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다.

김광기 | 인제대학원대학 교수·인제대 음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