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시기이다. 등산을 하거나 강가나 공원, 집 주변에는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휴일이 되면 가족, 친구들끼리 한강 둔치나 주변 산, 공원으로 나와서 사람들로 넘쳐난다. 걷기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움직임 중의 하나이고 따라서 남녀노소 누구든지 특별한 비용 없이,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가장 하기 쉬운 신체활동이다. 과거에는 걷기가 무슨 대수냐 하는 생각에 운동으로 취급받지도 못했지만 최근에는 그 효과가 달리기 등과 같은 격렬한 운동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간단한 걷기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건강 효과

그 효과를 한 번 짚어보자. 비만을 줄여주고 뼈와 근육이 튼튼해져서 신체기능을 유지시켜주고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그리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이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걸으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걷기에는 산보 걷기, 빠르게 걷기, 파워워킹 등이 있는데 산보 걷기는 시속 4km로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걷는 정도의 속도이다. 빠르게 걷기는 시속 6km로 앞뒤로 팔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더 빨리 걷는 것으로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운동의 효과가 더 커진다. 파워워킹은 시속 6-8km 정도의 속도로 보폭을 크게 하고 팔을 크게 흔들기 때문에 상체의 근육도 사용된다.

올바른 걷기

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걷기를 위해 올바른 걷기에 대해 알아보자. 걸을 때의 올바른 자세와 움직임은 머리는 들고 시선은 약 10미터 앞을 바라본다. 어깨는 힘을 빼고 팔꿈치는 살짝 구부린다. 안정된 걷기를 위해 어깨를 중심으로 하여 팔을 시계추처럼 앞뒤로 흔든다. 손은 살짝 쥐고 팔의 움직임은 자신의 옆구리를 스치는 정도가 좋다. 가슴은 펴고 허리는 곧게 세우고 배는 내밀지 않고 안으로 집어넣는다. 발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 앞꿈치의 순서로 땅에 닫는다. 보폭은 너무 길지 않게 떼는 것이 좋다. 키의 40% 정도가 적당하다.

복장은 야외 날씨를 고려하여 아침이나 추운 계절에는 옷을 든든히 챙겨 입고 겨울에는 장갑이나 귀를 덮는 모자를 써서 체온 보호를 한다. 좀 헐렁하게 통기와 땀 흡수가 잘 되는 편안한 옷이 좋고 태양이 뜨거울 때는 챙이 큰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겠다. 양말은 두툼한 면양말을 신는다. 그리고 운동화가 가장 중요한데 두꺼운 양말을 신었을 때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정도의 크기가 적당하며 발뒤꿈치는 쿠션이 있어 충격을 흡수시키는 것으로 선택한다. 운동 중에는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갈증이 나기 전에 15~20분마다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고온 다습할 때는 땀이 많이 나므로 물 섭취에 신경을 쓴다. 걷는 장소는 가능하면 조깅트랙이나 흙이나 잔디가 있는 곳이 좋다. 딱딱한 바닥은 장시간 걸을 경우 무릎과 발목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걷다가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만났을 때는 보폭을 좀 줄이고 경사도와 비슷하게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발은 가능하면 평지에서처럼 발뒤꿈치부터 앞쪽으로 체중이동이 되도록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으로 인한 부하로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보폭을 줄이고 착지할 때 무릎을 살짝 굽혀 충격을 완화시켜 주고 경사가 심할수록 속도를 늦추고 중심을 잘 잡으면서 걷는다.

그리고 걷기 전에는 가볍게 하체와 몸통을 중심으로 스트레칭 등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걷기가 끝난 후에도 정리운동을 통해 운동 후 근육통과 피로를 줄여준다.  

걷기의 생활화로 건강을 유지

걷기가 달리기와 같은 격렬한 운동보다 더 좋은 이유가 있다. 누구나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안전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고령자, 환자, 임산부 등과 같이 신체적 조건이 나쁜 사람들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그다지 많이 걷지 않는다. 필자도 일부러 활동하거나 걷지 않으면 자동차로 학교와 집을 출퇴근하고 사무실과 강의실, 화장실을 오가며 하루를 지내면 불과 3,000보 정도밖에 걷지 않는다. 하루 1만보에는 턱없이 모자란 걸음이다. 현대사회는 우리가 신체활동을 하지 않도록 발전하고 있다. 이동하는 일, 집안일, 작업 등 모든 일들이 자동화되고 우리에게는 손가락으로 리모컨이나 버튼을 누르는 일만이 남아 있다. 결국에는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몸을 망가뜨린다.

오늘부터라도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 외출할 때, 통학할 때 적당한 거리는 걸어가자. 자동차보다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엘리베이터보다 계단 이용하기, 점심시간에, 저녁 식사 후 산책 등 생활 속에서 틈틈이 걷기를 실천해보자.

김연수 | 서울대 교수·체육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