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앗들이 있었다. 바오밥나무의 씨앗이었다. 그 별의 땅은 바오밥나무 씨앗 투성이었다. 그런데 바오밥나무는 너무 늦게 손을 대면 영영 없앨 수가 없게 된다. 별을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에 나오는 한 소절이다. 그냥 자라도록 내버려 둔다면 별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만큼 크게 자라나는 동화 속에서만 있을 것 같았던 바오밥나무를 볼 수 있는 용인 한택식물원으로 떠나보자.

국내 최대의 사립 식물원이자 야생식물의 보고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위치한 한택식물원은 약 20만 평 규모의 국내 최대의 사립 식물원이다. 이곳에서 자라는 식물은 8,300여 종에 730여만 본으로 자생식물은 2,400여 종이고 외래종은 5,900여 종이나 된다. 또한 「야생식물의 보고」라 할 수 있을 만큼 법정보호식물인 깽깽이풀을 비롯한 다양한 희귀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비봉산 자락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자연상태의 야산과 계곡을 이용해 조성하여 마치 커다란 정원을 보는 듯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식물원 「호주온실」에서 만날 수 있는 바오밥나무

우리나라에서 바오밥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은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과 용인 한택식물원 이렇게 두 곳이 있다.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의 바오밥나무는 높이는 10m 정도이지만 둘레가 가는 종이라 어린왕자의 거대한 바오밥나무를 상상했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택식물원 「호주온실」에서 만날 수 있는 바오밥나무는 높이 5m에 둘레가 1m 정도로 몸통이 굵은 종 3그루가 식재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오밥나무라 불리는 식물은 9종으로 한택식물원의 바오밥나무는 호주 자생 나무로 호주에서 수입된 식물이다. 2006년부터는 호주에서 보호 식물로 지정이 되어 호주 국외로의 반출이 금지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택식물원 「호주온실」의 바오밥나무 아래에는 어린왕자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꾸며놓아 동화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MBC 드라마 「궁」의 촬영지로 많은 관람객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호주온실」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자생 식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도 볼 수 있다.

33가지 주제별 정원 구성

한택식물원의 볼거리는「호주온실」외에도 다양하다. 「사계정원」은 식물원을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접하는 정원으로 길 따라 다양한 종류의 튤립들이 식재되어 있다.

「허브&식충식물원」에는 파리지옥, 벌레잡이제비꽃 등 100여 종의 식충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식물이 어떻게 벌레를 유인해서 잡는지 볼 수 있다. 식물원 자연생태 숲길을 지나면 돌과 식물들이 어우러져 있는 「암석원」이 나온다. 이곳에는 고산 및 고산성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어 알프스의 고산을 가지 않고도 고산 식물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아이리스원」에서는 순수하게 자생 붓꽃과 꽃창포만을 이용하여 편하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또한, 「약용식물원」에는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 사용된 약용식물과 민간에서 사용된 민간약, 서양에서 사용된 약용식물 등 300여 종의 다양한 약용식물들이 식재되어 있고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약재명, 효능, 효과 등을 표기해 두었다.

식물원은 봄꽃으로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사계절 중 여름이 가장 아름답다는 「수생식물원」에서는 연꽃과, 수련, 수생 아이리스 등 100여 종의 수생식물과 법정보호식물인 삼백초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다.

도심에는 식상한 가로수들만 있고 흔히 생각하는 유리 온실의 식물원은 덥고 지루하기만 하다. 이번 주말에는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동화 속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도 만나고 다양한 주제별 즐거움이 있는 용인 한택식물원으로 떠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유제영 | 『건강생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