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 광주광역시 동구 보건소 건강관리팀

광주광역시 동구는 과거에는 광주의 중심구였으나,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현재 인구가 12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구이다.  그러나 광주에서도 특히 동구를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의 한 가지로 「국립아시아 전당」 건축 공사가 한창인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절주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보건소에서 절주 사업을 시작한 것도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렇듯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절주 사업을 추진하는데 가장 힘든 점은 지역사회가 음주 현황과 고위험 음주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음주에 대한 대상자의 인식 변화를 먼저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 후 절주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대상자와 해당 기관의 교육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고 그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로 진행된 우리 보건소 사업 예시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장의 음주 문제의식 부족

학교에서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싶다면 어떤 사람을 설득해야 할까? 보건교사? 교육청?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더욱 효과적인 대상자는 바로 학교장이다. 우리 보건소는 2007년 절주 사업 추진을 위하여 2006년 12월에 학교의 실제적인 결정권자인 학교장을 모시고 사업 설명회를 열어 절주 교육의 필요성을 알렸다. 특히 우리 구 고등학교는 모두 인문계로 절주 교육에 대한 교장의 반응은 『우리 애들은 안 마셔요. 공업 고등학교 애들이 주로 마셔서 고등학생 음주율이 높은 거죠.』 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학교장들께 인문계와 실업계를 분리하여 조사한 결과(고등학생 음주율 : 남-39.8%, 여-34.1% )를 보이며 설득을 하였다. 이러한 결과 2006년 1개교에 불과하였던 학교 절주 교육이 7월 현재 6개교에서 신청 또는 시행되었다.

대학생 폭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부족

고등학교 때 조금씩 마시던 술을 대학생이 되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부터 폭음 수준으로 마시기 시작한다. 그리고 OT 이후부터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인간관계를 돈독히 해주고 자신의 이미지를 높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필자도 대학생인 적이 있었으나 지금 돌아보면 술을 잘 마시는 것과 이미지 향상은 상관이 없다. 어떤 경우는 술에 의해 이미지와 학업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하는 신입생 OT에서 술을 주기만 하고 올바르게 먹는 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렇다면, 신입생 OT에 폭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기회는 없을까?

우리 보건소에서는 2007년 1월부터 관내 대학의 모든 단과대학 학생회실에 폭음의 위험성과 폭음예방교육에 대한 공문을 보내고 전화를 하였다. 이렇게 학생회에 폭음의 위험성을 알린 뒤, 학생들 스스로 교육을 신청하게 하였고 그 결과 300명의 학생에게 대학 시절 술과 그에 대한 오해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 안면이 있는 교수님을 통하여 부탁하였다면 수업시간에 절주 교육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을 것이다.

지역사회 음주관련 현황 조사와 홍보

앞에서 소개한 두 가지 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그리 많지도 않은 실적을 위해서 왜 이렇게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했나? 그것은 지역사회 전반에 음주와 관련된 현황과 그 심각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초기단계인 절주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하여 어떤 방법을 모색해야 할까? 바로 「우리 지역사회의 음주 관련 현황을 조사하여 알리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문제인식이 없이는 어떤 사업이든 추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 효과성도 떨어질 것이다.

위와 같은 생각을 기초로 우리 보건소에서는 대한보건협회에 재정적인 지원을 일부 받아, 광주YMCA와 함께 지역사회 음주 현황 모니터링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 구체적인 사업으로 「청소년 대상 주류 불법판매 모니터링」, 「주류 판촉 및 후원 실태 모니터링」, 「공공장소(음주청정지역) 음주행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추후, 우리 보건소의 절주 사업은 모니터링 결과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알코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역사회와 함께 논의 해 나가는 것을 우선적으로 먼저 할 것이다.  

음주 문화에 너무나도 관대한 우리나라에서 1~2년 이내에 절주 사업이 효과를 내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절주사업이 이제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지역사회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차분히 시작한다면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도 변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까지 동구 보건소는 지역주민의 음주문화와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