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에서 피어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 꽃이 있다. 지극한 불심과 극락세계의 상징인 연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연꽃은 해 뜰 무렵 넓은 꽃잎을 열었다가 해질 무렵 다시 꽃잎을 닫는다. 해뜨기 직전부터 해가 뜬 직후가 연꽃의 가장 우아한 자태를 볼 수 있는 시간대이다.

해마다 7월이 되면 연꽃을 보러 경주로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모여든다. 경주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서출지와 안압지 옆의 연꽃단지이다.

세속의 번뇌를 정리하고 사색하기 좋은 서출지

서출지는 통일전 옆 경주 남산자락 아래 고요히 자리 잡고 있는 연못이다. 연못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연못 둘레를 한 바퀴 천천히 도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서출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연못 한쪽에 소박하지만 우아한 모습으로 자리한 「이요당」이다. 「이요당」은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지은 정자인데 조선 중기 건물로 풍천임씨 종부댁의 개인 소유라 들어가 볼 수 없지만 「이요당」맞은편에 서서 옛 선비의 기분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이와 함께 수백 년 동안 서출지를 지켜온 배롱나무가 서출지의 운치를 더한다. 서출지의 연꽃은 매년 7월 초 피기 시작하여 초복 전후로 활짝 핀다.

서출지에는 신라 21대 소지왕에 얽힌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왕을 해치려는 중과 궁녀의 간계를 알리는 책이 나와 왕의 목숨을 구했다고 하여 서출지(書出池)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출지로 가는 길은 경주 시내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울산 방면으로 가다가 사천왕사터 앞에서 우회전하고 화랑교를 넘어 동방역을 지난 후 우회전하면 통일전 왼쪽에 있다.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곳, 연꽃 단지

경주시는 안압지 주변 5만 1천㎡에 대규모 연꽃 단지를 조성하여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연꽃 단지에서는 수련을 제외한 백연, 홍연, 황연을 볼 수 있다. 주변에 쉼터와 산책로, 야간에 조명등을 설치하여 경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외에도 경주 시내 곳곳에 유적들이 많다. 웬만한 유적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충분하다. 자전거 대여소는 고속버스터미널 앞과 대릉원 주차장, 경주보문단지, 경주역 앞에서 쉽데 찾을 수 있다. 시내 하이킹 코스는 하루면 가능하다. 관광안내소에서 경주 관광안내지도를 받으면 초행길이라도 쉽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단조로움을 탈피해 가족, 연인과 함께 신라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경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이킹 코스(시내)

고속버스터미널→장군로 자전거 도로→김유신 장군묘→포석정→삼불사→삼릉→교촌마을→경주향교→계림?반월성?석빙고→첨성대→대릉원(천마총)→팔우정→해장국 거리→성동재래시장→중앙재래시장→고속버스터미널

※경주 관광안내지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