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 가톨릭대 성가병원 정신과

‘중독’은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의존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치명적이며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치명적인 뇌질환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조절할 수 있으며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러한 중독은 행동적인 중독과 화학적인 중독으로 나뉘며 행동적인 중독은 인터넷, 도박, 휴대폰, 쇼핑중독등이 있다. 화학적인 중독의 대표적인 물질은 우리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알코올 즉, ‘술’이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괴로워하는 이들은 알코올이 1차 분해된 뒤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란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인체 내 효소인 아세트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2)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세트 알데하이드는 음주 후 나타나는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물질로 이것을 잘 분해하는 이들이 흔히 술이 세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이 술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간경화나 간경변증과 같은 간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민족은 서양인에 비해 술 분해하는 효소가 떨어져서 선천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허용 적이며 심지어는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그 남용빈도는  매우 높아 간질환, 식도암, 알코올성 치매 과 같은 의료적인 질환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외국 알코올전문가들은  왜 한국에서는 유전적으로 술을 못 마셔야 하는데   술도 많이 먹고, 알코올환자들이 많을 까 궁금해 한다.  이는 술을 강압적이거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힘든 데도 불구하고 죽기 살기로 먹기 때문이다. 해마다 술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여 사회적, 의료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회가 됐으며  1인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9.3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9위이며 소주, 위스키 등 '독한 술' 소비량은 세계 4위에 이르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술에 대한 사회적 폐해가 증가하게 되자 일선에서 음주를 예방하기 위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음주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인의 문제가 바로 되어야하고 모범을 보여야하기 때문에 예방의 차원에서 청소년 대상의 음주교육과 더불어 성인의 절주 및 금주가 필연적으로 동반되어 건강한 음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행복한 가정생활 및 건강한 사회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