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특히 음주가 피부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알코올은
위와 장을 통해 혈관 내로 흡수되어 전신에
퍼지기 때문에, 몸을 덮고 있는 피부라고 해서
알코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과연 알코올은 피부에 약(藥)일까? 아니면
독(毒)일까?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알코올의
중간대사물질 때문
알코올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알코올의
대사 및 약리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주를 하면 먼저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기분이 약간 좋아지고 긴장이 풀린다.
그 전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먼저 느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이 붉어지고
어떤 사람은 무섭게도 머리에 핏대가 서는
경우도 있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알코올이
직접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가슴 두근거림, 피부가 붉게 변하는 현상,
핏대가 서고, 두통을 앓는 현상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알코올의 중간 대사물질 때문에 겪는 현상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약리작용이 강하고 반응성이
높은 독성물질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구역,
구토, 숨 가쁨, 혈관확장, 가슴 두근거림,
저혈압 등 심혈관계와 자율신경계에 강력한
작용을 가지고 있다.
혈관
확장에 의해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더워지는
것은 일시적인 변화이지만, 이것이 만성화가
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사(딸기코)라
하여 코끝이나 얼굴 중심부에 지속적인 모세혈관
확장을 보이게 된다.(그림 1) 주사는 알코올
이외에도 차가운 기온, 뜨거운 음식, 강한
감정의 고조, 열, 자외선 노출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음주는
항산화방어체계를 무너뜨려 피부의 노화를
촉진
딸기코
음주에
의해 피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기전은 항산화 방어체계를 무너뜨려 발생할
수 있는 피부의 노화이다. 자외선에 의해 생긴
산소 라디칼이 피부의 노화를 촉진하는데 이에
대해 우리 몸은 항산화 방어체계를 작동하여
젊음을 유지하려 한다. 그런데 음주로 인하여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가 여러가지 항산화
물질들(예를들어 글루타티온 같은 물질)과
강력하게 결합하여 항산화작용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항산화 방어체계가 약해져 상대적으로
더 빨리 피부노화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편
폐경 여성에서의 적절한 음주(하루 10g의 알코올,
즉 술에 따라 고유의 잔으로 한잔 정도, 예를
들어 소주의 경우 소주잔으로 한 잔)는 비음주자에
비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조금 높이는
효과가 있어 피부미용 및 골다공증,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폐경
전 가임기 여성에서는 이미 여성호르몬이 충분하기에
알코올로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한 잔 이상의 과음은 오히려 골다공증,
유방암, 피부노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외에도 알코올은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고,
만성 음주자의 경우 거미혈관종(그림 2), 황달
등의 피부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지루성피부염,
건선이 있는 사람이 음주할 경우, 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혈관 확장에 의해 온
몸에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가
맥주로 목욕을 했다고 하여 맥주목욕이 피부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또 일본에서는
청주를 이용한 목욕법이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있다고 하여 관심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코올은 피부에 자극적이어서
요즘 순하다고 알려진 화장품에는 알코올 성분을
찾아볼 수 없다. 술을 이용한 목욕으로 피부미용에
효과를 보았다면 맥주의 경우 비타민 B 계열,
포도주의 경우, 비타민 C, E 계열의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겠고
알코올 그 자체의 효과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알코올은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효과가
있어 오히려 피부건조 및 잔주름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민감한 피부를 가진 여성들은
알코올 성분에 의해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