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에 처음으로 전국 10개 대학에서 절주동아리가 구성되어 캠퍼스 내에서 다양한 절주활동을 이끌어온 지 이제 거의 1년이 되었다. 대학 음주문화에 대한 변화의 출발점을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시작된 절주동아리 조직이 캠퍼스 내에서 잘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기 위해 협회와 보건복지부가 2차에 걸친 대학생 절주지도자 양성교육도 병행해 실시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올해도 신입생 입학시기부터 음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여전히 뉴스에 등장했고 아직도 여전히 개강파티, 신입생신고식, 동아리모임, 대학축제의 대표적 주인공은 「술」이다. 대학 내 음주문화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보이고 대학생들의 인식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며 대학당국도 학생들의 음주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관행처럼 굳어져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오는 음주문화의 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 아래로부터 작은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 열매들이 맺어지기에는 아직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 15개 대학에서 절주동아리 활동 시작

2007년 올해에는 캠퍼스 내에서의 절주활동의 지속성을 높여주고 효과적인 성과들을 얻어내기 위해 절주동아리활동을 수행할 대학에 대한 지원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친 결과 전국에서 15개 대학이 선정되었다. 서울지역의 동덕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고려대학교, 서일대학, 인천의 가천의과학대학교, 경기지역의 경원대학교, 협성대학교, 강원지역의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충청지역의 건양대학교, 신성대학, 백석대학교, 대전의 을지대학교, 대구의 대구한의대학교, 경북지역의 경북전문대학 그리고 부산지역의 고신대학교가 2007년 대학 내 책임 있는 음주문화와 술 없는 대안문화의 확산을 위해 작년에 이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주역들이다.

대학 내 절주동아리들은 대학 내의 절주교육, 절주서약서 작성(건전음주서약), 절주카페를 통한 절주동아리 간의 네트워크 형성, 축제기간 중의 절주캠페인 활동을 필수 활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각 동아리의 활동계획서에는 캠퍼스 전광판에 절주홍보 동영상 송출, 절주 골든벨, 절주 퍼포먼스, UCC Contest, 알코올중독자 요양병원 자원봉사, 절주 록밴드 공연, 절주포스터 공모전, 지역보건소와 연합한 절주캠페인, 알코올 상담 및 음주문제 자가진단, 음주 실태조사 등의 계획도 포함되어있다.

도를 넘어선 캠퍼스 내 주류 판촉 활동

지금 대학 캠퍼스 내에서는 주류회사들의 판촉과 후원행위가 날로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MT를 떠나며 주류회사 홈페이지에 신청만 하면 주류회사 도우미가 술과 안주를 MT 숙소현장까지 무료로 배달해주며 심지어는 대학생들이 MT 장소로 선호하는 강촌, 대성리, 우이동 등에는 현장에 주류회사 부스를 차려놓고 즉석에서 무료로 주류를 제공하는 행사가 즐비하다. 이런 행사를 알리는 행사포스터가 대학게시판에 도배가 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 축제기간 중 록 페스티벌(Rock Festival)을 주최해주며 무한정 주류를 제공하는 행위들이 날로 만연되고 있으며 주류회사 간의 마케팅 경쟁으로 그 판촉 수단이 나날이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이다. 대학생들 또한 이러한 판촉행위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오히려 호응하는 실정이다.

건강한 캠퍼스문화를 위한 대학 내 노력이 필요

이러한 현실에 맞서 과음과 폭음의 심각성과 위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정음주와 책임 있는 음주문화를 형성하도록 홍보하며 행사와 모임에서 술 이외의 건전한 대안문화를 제시하는 건전음주문화 활동의 뿌리가 절주동아리를 통해 든든히 세워지길 바란다.

또한, 한 발 더 나아가 대학캠퍼스에서 주류회사의 판촉과 후원행사를 금지하고 대학당국이나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음주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아울러 규제정책을 펼쳐나가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알코올로 인한 캠퍼스 내의 음주문제 폐해를 줄이고 건강한 캠퍼스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절주동아리가 큰 밑거름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또한, 대학에서 시작된 이러한 건강한 음주문화의 흐름이 사회 전반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방형애 |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