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야구 워드챔피온 보스톤 래드삭스팀. 김병현 선수 등의 인연으로 우리에게 다소 친숙한 이름이다. 보스톤은 미국최초의 개척도시이기 때문에 미국역사의 출발점이란 점에서 미국 내에서 보수적인 색깔이 매우 강한 도시이다. 불과 몇 주 전에 인디언 도시진입금지법이 폐지되는 절차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만큼 자기보호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러면서도 금년 봄 동성결혼은 합법화한 최초의 도시(메사추세츠주)이기도 한, 짧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공존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보스토니언(Bostonian). 보수적이면서도 돌출적인 이런 독특한 특징 때문에 간혹 그들은 보스토니언이라고 불리운다. 보스토니언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공공도서관이다. 대부분의 수식어가 「세계 최초」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이들에게는 긍지가 대단한 도서관이다. 우리가 잘 아는 헬런 켈러의 설리번 선생님이 자주 이용한 곳. 유명한 조각가와 화가들의 벽화와 조각들로 빌딩을 이루로 있는 이곳은 세계의 건축가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가운데 작은 정원을 두고 삥 둘러 연결되어 있는데, 이 작은 정원에는 작은 분수대가 있고, 마치 발레리나가 바닥을 차고 오르는 듯한 탄력적인 모습의 나체여인상이 놓여 있다. 한손에는 어린아이를 안고, 다른 손에는 무르익은 포도송이를 들고 춤추는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  

100년 전에 세워진 그 여인상은 우여곡절 끝에 그 곳에 세워질 수 있었다. 1895년 유명한 건축가 찰스 맥킴에 의해 도서관 확장공사가 완공된 것을 기념하여 당시에 활동하였던 조작가한 사람이 그 여인상을 기증했다. 당시의 보스토니언에겐 다소 파격적인 나체의 동상이 공공도서관에 전시되는 것이 용납될 수 없어서 새워진 며칠 후 창고에서 5년 동안 처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5년 뒤 이 격조 높은 작품을 안타까워한 찰스 맥킴과 시장에 의해 다시 이 여인상이 이 곳에 세워지게 되었다. 이후 이 지역 대표신문이던 보스톤글로브지는 1주일동안 이 소식을 1면 톱 기사로 다루면서 수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나체여인상의 철거를 요청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철거이유가 「나체」가 아니라 「음주」였다는 점이다. 요지는 수많은 어린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에 「포도주를 마셔 술 취한 여인의 춤추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장 자유로운 나라인 것 같지만 미국인은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교육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청소년 보호에 매우 철저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에서 13세 미만의 아이를 집에 혼자 두는 것은 불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들은 만 21세가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 이 법은 매우 엄격하여 술을 판매하는 사람이나 구입하는 사람 모두에게 강한 벌칙이 적용된다. 이와 같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조각상을 보면 더욱 의미가 살아난다.

뇌기능이 발달하는 청소년기의 음주는 큰 영향

미국과 같은 자유주의 국가에서 왜 21세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술은 마리화나나 대마초 같은 매우 강한 중독성 약물이기 때문이다. 술은 대뇌의 성장발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대부분의 뇌기능은 15~6세 경에 발달이 완성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뇌의 사물을 조정 통합 판단하는 능력인 협응능력은 사춘기 이후에도 계속 발달되며, 특히 15~18세경에 고도로 발달된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 음주에 의해 이 능력의 발달에 장애를 받으면 학습능력뿐 아니라 사고능력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물론 청소년기의 음주는 다른 신체적 성장과 발달에도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청소년음주는 다른 비행의 동기가 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 된다. 음주청소년이 성폭력 및 신체폭력을 경험할 가능성이 4.6배 이상 높으며, 소년원보호자의 30% 이상이 음주상태에서 비행을 행하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의 음주가 그들의 신체적·사회적인 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상습 음주율이 높을 뿐 아니라, 취한 경험율이 45%에 이를 정도로 청소년 음주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청소년 보호. 이것은 당사자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아동권리에 관한 국제 협약 중 「마약 및 향정신적 약품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 우리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과제이다. 연말과 2～3월 달에 술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우리의 젊은 미래가 이 속에서 취해가고 있다. 청소년 음주예방은 가정에서 부터 출발하여,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가 공동으로 노력할 때 완성될 것이다.

천성수 / 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