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행위, 즉 음주운전을 비난하는 이유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그만큼 말과 행동의 실수나 잘못이 더욱 많아지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운전 실수나 잘못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따라서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운전자 스스로가 알고 있으면서도 음주로 인한 심리적 작용과 함께 이를 스스로 용인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이러한 운전자로 인한 피해 대상자나 형태가 무차별할 뿐만 아니라 사고결과도 참혹하다는 것이다. 바르게 운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비롯해서 내 가족과 친척, 내 이웃 중에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또한 뒤에서 추돌 할지, 정면에서 충돌해 올지, 옆에서 들이받을지, 어디에서 이런 일을 당할지 아무도 모른다. 특히 해마다 12월이 되면 이러한 무모한 운전자의 증가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을 하는 운전자나 밖에 나간 사람을 기다리는 식구 모두가 불안을 느끼게 된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늦은 저녁부터 새벽녘까지 음주운전자를 단속하는 경찰공무원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지난 ’04년 1년 동안 전국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어 형사처벌과 함께 운전면허 행정처분 된 것이 500,446건으로 전체 형사입건 교통 단속된 673,564건의 무려 74.3%에 이르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론상, 체중 63.5㎏이상의 건강한 20대 젊은 남자의 경우 소주 2~3잔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0.09%에서 형사처벌과 함께 100일간 운전면허정지처분 된 것이 262,467건으로 52.4%이며 형사처벌과 함께 운전면허가 취소된 것이 237,979건으로 47.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04년 1년 동안에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사고는 25,150건으로 이 중 사망이 875명, 부상이 44,522명으로 전체교통사고 220,755건의 1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 혈중알코올농도 0.1%이상에서 발생한 사고가 21,211건으로 84.3%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하루 평균 69건 음주운전 사고발생에 124명이 사상되었다는 얘기이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대부분의 사고현장이 너무나 참혹하고 그로인해 비롯되는 한가정의 불행이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것이다.

03. 1. 19일 14:30분경 전남 진도군 세등고개, 앞지르기가 금지된 내리막길에서 음주운전화물차가 무리한 앞지르기를 시도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교회신도 조문을 가던 승합차를 정면으로 충돌하여 신도 6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 경상된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현장에는 형체를 잃은 자동차의 고철덩어리와 참혹한 피투성이, 신음하는 사고피해자들의 아비귀환, 지옥이 따로 없었다. 희생된 6분은 모두 한동네 한마을에 사는 분들로 한날한시에 장례식을 치 루어야 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분들 가운데는 40대 젊은 가정주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살아계신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남편, 자식들의 비참한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살아생전에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이웃에 봉사하던 착한 분을 잃은 이웃사람의 마음은 또 어떠하겠는가

한 음주운전자의 실수가 빚어낸 결과는 너무나 엄청난 것이었다. 사고가해자도 한가정의 가장이고 보면 그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은 또 어떠하겠는가. 이러한 사실을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분이라면, 그래도 음주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외국의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도 있었다. 미동부의 뉴저지 주에서 한 30대 청년이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적이 있는데 이로부터 20일도 못 가 또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었다.  판사는 이 청년에게 24년간의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내렸다. 이것은 그 청년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황금 같은 세월을 사실상 묶어놓는 것이나 다름없는 판결인 것이다. 미국에서의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각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결같이 그 처벌이 가혹하다는 것이다.

이제 지나온 1년을 되돌아보면서 정리하고 반성하는 12월이다. 어느 해보다도 힘겹고 고민스런 한해였다. 갑작스런 모임이나 술자리도 잦을 것이고 취기상태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갈등도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제 새해를 앞두고 꿈과 희망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슬픔과 고민을 안겨주는 일이 절대로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잔의 술이라도 이것만은 생각해야 한다.

  음주운전자의 처벌규정

편집부/ 대한보건협회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