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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가 삶의 지식이나 새로운 정보 제공,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토론과 감시의 장으로서의 좋은 역할을 지니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비현실적 상황들을 일반화함으로서 우리 사회에 왜곡된 가치관과 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도 높다.

매스미디어가 특히 모방과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더욱 건강한 사회ㆍ문화적 환경을 마련해 주기위해 매스미디어에 대한 충실한 감시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확대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대한보건협회와 국가청소년위원회가 2004년부터 2006년 상반기(1월~3월)까지 국내 개봉된 청소년 관람가 국산영화 중 흥행순위 TOP 10을 기록한 30편의 영화에서 음주장면을 모니터링한 결과, 전체의 80.0%인 24편에서 음주장면이 나타났고 음주장면의 빈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속 음주장면 해마다 급속히 증가

2004년에 영화 1편당 평균 1.6회에 불과하던 음주장면이 2005년 3.0회, 2006년 4.8회로 해마다 급격하게 증가해 2006년에는 2004년에 비해 음주장면이 무려 300%이상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다 음주장면 영화, 1편에 무려 16회나 음주장면 등장

2006년에 흥행순위 2위인 「투사부일체」에서는 음주장면이 무려 16회나 등장해 가장 많은 음주장면이 나온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4년 개봉영화 중에는 흥행순위 7위인 「귀신이 산다」가 음주장면이 4회로 가장 많았고, 2005년에는 흥행순위 7위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총 음주장면 7회로 1위였다.

음주장면 전체의 71.9%에서 원샷, 폭탄주 등 비정상적인 음주행태 연출, 음주 후에는 폭력, 필름 끊김 등 위험행동이나 문제행동이 45.0%

음주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의 음주 시 행태를 분석한 결과 47.2%에서 원샷 장면이 연출되었고 폭탄주나 병째 마시기 등의 문제 음주장면도 24.7%로 나타나 음주장면 전체의 71.9%에서 비정상적인 음주행태가 연출되었다.

음주 후 이어지는 행태를 분석한 결과 폭력, 필름 끊김, 음주운전 등의 위험음주나 문제음주 행동을 연출한 경우가 전체의 45.0%나 되었다. 이 밖에도 몸을 비틀거리거나, 노래 부르기, 말이 많아지는 등의 과잉 및 장애행동이 55.0%로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장면이 등장한 영화, 1편당 2.8회나 청소년이 음주

총 30편의 영화 중 20.0%인 6편의 영화에서 청소년 음주 관련 장면이 연출되었으며, 청소년 음주와 관련된 장면이 연출된 6편의 영화에서는 1편당 2.8회에 해당하는 총 17회의 음주장면이 등장했다. 특히, 「말아톤」과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소주를 원샷하는 장면과 음주 후 폭력장면이 연출되었고,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는 고교생 주인공의 폭탄주, 원샷, 음주운전 장면이 연속적으로 연출되었다.

청소년 음주관련 장면이 가장 많이 연출된 영화는 「싸움의 기술」로 청소년이 직접 음주하는 장면이 6회나 나타났다. 영화관람 등급에서 유일하게 전체관람가를 받은 「말아톤」에서도 코치와 제자가 함께 술을 마시거나, 아들이 아버지와 팩 소주를 원샷하는 장면, 코치가 제자를 가르치는 도중 음주하는 장면들이 총 3회에 걸쳐 나타났다.

고민, 스트레스 등 힘든 상황 일때도 술…,
모임이나 축하 때도 술…

영화 속 음주장면에서는 스트레스와 불화, 이별 등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전체의 41.0%였고, 모임이나 축하를 위한 경우가 32.0%, 아무 이유없이 심심해 술을 마시는 장면도 12.0%였다.

이들 음주장면들이 술이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처럼 여기도록 연출되거나 모임에서 꼭 필요한 매개체로 술을 등장시키는 등 불필요하게 많은 음주장면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장면이 가장 오래 지속된 영화, 전체 상영시간 중 17.7%가 술 마시는 시간

상영시간 중 음주장면이 가장 오래 지속된 영화는 최다 음주장면 횟수에서도 1위를 기록한 「투사부일체」였다. 「투사부일체」는 총125분 상영시간 중 22.7분(17.7%)이 음주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4.5분마다 1분 꼴로 음주장면이 연출되는 것과 같다.

음주자의 66.9%는 20~30대, 청소년 음주도 6.9%

음주장면에 등장한 음주자들의 연령별 구성을 보면 사회활동이 활발한 20~30대가 66.9%로 가장 많았고, 청소년 음주도 6.9%나 등장하였다. 모임과 친교활동이 많은 20~30대를 묘사할 때 음주장면이 불필요하게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화 속 20~30대 연기자들의 행동이나 문화가 호기심과 모방성이 큰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젊은 층에서의 무절제하거나 무분별한 음주장면 연출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

방형애 | 대한보건협회 사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