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광고 규제가 필요하다

매우 희미하게 혹은 너무 빠르게 제시되어 사람들이 이를 감지할 수 없는 경우의 메시지를 잠재의식(subliminal) 메시지라고 한다. 오늘날은 광고시대이다. 주류광고의 대부분은 성적인 잠재적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윌슨 브라이언 키(Willson Brian Key)는 대부분의 주류광고는 무의식적으로 성적 흥분을 자극하는 잠재의식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을 입증하였다. 실제로 단순한 술병과 술잔으로 표현된, 그러나 성적 잠재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신문광고로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가 흥분, 성욕을 느끼는 것으로 기록하였다.

여성을 상징하는 최근의 주류광고

상징과 이미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우 유효한 수단이다. 상징이 의미를 갖게 되면 메시지 효과는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곰을 상징으로 활용하는 모 제약회사의 약품들은 모두 곰처럼 건강하고 튼튼하고 강력할 것으로 해석하는 것과 같다.

오래전 우리나라의 주류광고는 주로 남성적 매력에 상징을 주었으나 최근에는 여성을 상징화 한다. 매우 노골적인 표현부터 시작하여 잠재의식을 유도해 내는 기법까지 거의 대부분 성과 밀접한 연관성을 유도해 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력과 연관시켜 「주류의 성 상징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주류광고계가 내세우는 대표적 모델들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호감이 있는 남녀 스타들이다. 이쯤 되면 주류광고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충동을 일으킬지 짐작할 만하다.

한번 긍정적으로 인지되면, 긍정적인 태도가 변화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주류광고들이 이러한 심리학적 기법들을 활용하면서 주류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형성시키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주류광고 규제

그래서 많은 선진국에서 주류의 광고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빈번히 노출되는 방송시간대와 청소년용 잡지 등에는 주류광고를 금하고 있다. 또한 주류와 스포츠가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알코올 음료 광고는 자발적인 안내에 의해 규제된다. 대부분의 알코올 광고 세팅은 금지되어있다. 국영 TV나 라디오에서는 법적인 통제에 의해 부분적으로 규제된다. 벨기에에서 알코올 음료 광고는 자발적인 통제에 의해 주로 규제된다. 예를들어 병원이나 작업환경에서 대부분의 세팅은 알코올 광고를 금하고 있다. 덴마크의 알코올 음료 광고는 대부분 자발적인 코드에 의해 규제된다. 알코올 광고는 국영 TV에서나 라디오에서는 허락되지 않고 있다. 핀란드에서 22%이상의 알코올을 포함한 알코올 음료 광고는 금지된다. 프랑스에서의 알코올 음료 광고는 허가되어 있지만 매우 강하게 통제된다. 예를들어,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알코올 광고는 전혀 허락되지 않는다. 스페인에서 알코올 음료에 대한 광고는 법적인 통제에 의해서 주로 규제된다. 발효된 증류주를 광고하는 것은 국영 TV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규제된다. 스포츠와 관련이 있는 알코올 음료의 지원은 금지된다.

우리나라의 주류광고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건강증진법 제7조에서는 「국민건강의식을 잘못 이끄는 광고를 한 자에 대하여 그 내용의 변경 또는 금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광고의 범위 중 「주세법에 의한 주류의 광고(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제10조 제②항)」도 포함시키고 있다. 주류광고의 기준은 표현방법, 금지, 경고문구, 시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주류광고 내용을 제한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음주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 「음주가 체력 또는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질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음주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운전이나 작업 중에 음주하는 행위를 묘사하는 표현」 그리고 「임산부나 미성년자의 인물 또는 목소리를 묘사하는 표현」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주류광고 규제, 알코올 문제 감소에 긍정적 효과

알코올 마케팅 규제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명확한 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알코올소비와 문제의 감소에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 대한 영향은 보다 명확하다.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1980년대에 측정한 주류광고 제한 효과는 알코올 소비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주종별 광고제한에 따른 현저한 소비변화를 보여 준다. 사퍼(Saffer) 연구에서 주류광고제한에 의한 지역 수준에서의 구체적인 알코올소비억제 효과는 분명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주류광고의 형식과 내용을 규제하고 있으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류광고의 대부분이 이미지나 상징, 더 나아가서 잠재의식을 자극하는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만한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청소년들의 주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주류광고는 대중매체와 더불어 옥외광고와 일반 식당 등에서 부착되어 있는 주류광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영화 및 드라마 속의 음주 미화장면들에 대한 심의와 규제 등이 현실적으로 더욱 필요하다.

20세기 초 미국의 금주법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이었던 절제운동의 역사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자신들의 남편과 자녀들을 음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펼쳤던 절제운동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음주위험에서 보호했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이제 시민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천성수 | 삼육대 교수·보건관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