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소년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대한보건협회가 2006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지상파 TV 3사(KBS, MBC, SBS)의 4개 채널의 드라마 28편에 나타난 음주장면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방영횟수 952회 중 음주장면 횟수가 1,093회로, 드라마 1회당 평균 1.15회의 음주장면이 등장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최다 음주장면 드라마에서는 1회 방영시 평균 4.2회의 음주장면이 등장

방영횟수 대비 음주장면 비율은 최근 종영한 MBC의 시트콤 「소울메이트」가 10회 방영분 중 음주장면이 42회가 등장하여 420.0%로 가장 높았고, 이어 KBS-2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90.9%),「드라마시티」(281.8%),「SBS의 연애시대 & 101번째 프로포즈」(26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온 가족이 함께, 가장 많이 지켜보는 황금시청 시간대는 음주장면도 최다

TV 드라마에서 방영되는 음주장면의 60.3%는 온 가족이 TV앞에 모이는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11시 사이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간대의 TV 드라마는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확률이 높은 만큼 빈번한 음주장면이나 지나친 문제 음주장면의 연출 등은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음주자의 성별 및 최다 음주 연령대

TV 3사의 드라마상의 음주장면에 등장한 음주자의 성별은 남자 66.2%, 여자 33.8%로 나타났다.

드라마 음주장면에 등장하는 극중 인물들의 연령대를 분석해 보면 20~30대가 전체의 73.7%를 차지했고, 심지어 10대들의 음주장면 묘사도 0.9%로 나타났다. 음주장면의 연기자 연령이 지나치게 젊은층인 20~30대에 치우쳐 있고 또한 이들의 모임, 사교 등에 술이 너무 자주 등장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마치 음주가 젊은이들의 일상생활에 필요불가결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힘들 때에도…, 축하할 때에도…, 심심할 때에도…
술! 술! 술!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의 32.4%는 고민, 스트레스, 불화 등의 문제상황에서 가장 술을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고, 회합, 축하, 위안 등의 모임에서도 30.4%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그러나 음주동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음주장면이 연출된 경우도 23.9%나 되었다.

음주 시 음주행태 및 음주 후 행태 분석 결과

드라마 상에서 전체 음주장면의 56.1%는 음주 시에 문제행태를 나타냈다. 문제 음주행태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45.2%가 원샷, 병째 마시기는 8.3%, 폭탄주나 사발주, 술잔 돌리기 등의 문제음주 행태는 2.6%로 조사되었다.

음주 후 이어지는 행태를 분석한 결과 폭력, 필름 끊김, 음주운전, 자살 등의 위험 음주행동이나 고성방가, 욕설, 외박 등의 문제 음주행동을 연출한 경우가 전체의 37.0%나 되었다. 그 밖에도 몸을 비틀거리거나, 노래 부르기, 말이 많아지는 등의 과잉 및 장애행동이 62.9%로 나타났다.

 드라마에서는 누구랑 술을 가장 많이 마실까

드라마 음주장면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가족(17.0%), 친구(16.3%), 직장동료(11.7%)였으나 혼자 술을 마시는 장면이 무려 22.4%로 가장 많았다.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는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장면의 연출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되도록 자제되어야 한다.

 음주장면 지속시간은 MBC, 문제 음주장면은 KBS-1이 최고

드라마 상의 음주장면 지속시간은 전체 드라마의 81.2%가 3분 이내였고 3분 이상 음주장면이 지속된 경우는 18.7%였으나, MBC 드라마들의 음주장면은 3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25.8%였고 심지어 5분 이상 음주장면이 지속되는 경우도 7.0%나 차지하여 다른 채널을 압도했다.

각 방송사별 총 음주장면 횟수 중 음주 시 문제 행태장면(원샷, 병째마심, 폭탄주 등)이 방영된 비율을 조사한 결과 KBS-1이 무려 66.9%로 가장 문제 음주장면 노출이 많았으며, MBC가 46.8%로 그 뒤를 이었다.

공영방송으로 방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무엇보다 중요시 해야 할 KBS에서 무분별한 문제음주장면을 가장 많이 방영했다는 것은 심각하게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드라마에서 청소년이 술을 마시는 장면도 방영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 제4항에서는 드라마 상에서 청소년의 음주장면의 방영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니터링 결과 청소년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 드라마 사례도 있었다.

KBS-2 「반올림」13회 방영 중 1회, MBC 「베스트 극장」9회 중 1회, SBS 「스마일 어게인」14회 중 2회, KBS-2 「연어의 꿈」2회 중 1회, MBC 「진짜 진짜 좋아해」24회 중 1회, 「열아홉 순정」28회 중 2회, MBC 「불꽃놀이」13회 중 1회로 총 7편의 드라마에서 모두 9회의 청소년 음주장면이 방영되었다. 특히, 「스마일 어게인」에서는 고등학생이 양주를 병째로 마시면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MBC 「베스트 극장」의 「그 남자의 질투편」에서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중국집에서 맥주잔을 채우고 단합대회를 하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했다.

드라마 속 최다 음주장면 연기자는?

드라마에서 음주장면을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는 김영재와 구본승, 김혁으로 23차례나 술을 마시는 연기를 했다. 이어 김병세 22회, 강지환 17회, 김미숙, 한채영, 김지석 각 15회, 정찬우 14회, 이동건, 김호진 각 13회 등 순이었다.

흡연장면처럼 드라마에서 음주장면을 완전히 금지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국가에서 추진 중인 알코올 통제 정책에서도 미성년자인 청소년에게는 금주를 성인에게는 절주를 유도하고 있지 않은가!

드라마 상에서 등장하는 음주장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샷, 병째마시기, 폭탄주, 술잔돌기기, 음주운전, 폭음장면, 음주 후 폭력, 욕설 등과 같은 잘못된 음주습관 및 행태 들이다. TV 방송사들은 드라마 상에서 청소년의 음주장면 방영을 일체 금지하고, 아울러 드라마 및 연예·오락 프로그램 전반에서 불필요한 음주장면을 자제하여 TV 방송매체가 건전한 음주문화를 형성하는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김영규 | 대한보건협회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