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찾아서

흔히 대나무의 고장으로 불리는 전남 담양.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올라간 대나무 숲과 더불어 발전한 대나무공예품으로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담양엔 전국 죽림의 25％가 분포되어 있으며, 이른 봄에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오는 죽순으로 만든 요리는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진상품이기도 했다.

대숲에 이는 바람결을 마음껏 느끼고 걸어보자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서 전북 순창 방향으로 24번 국도를 따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5㎞쯤 달리면 석현교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 해 2㎞쯤 올라가면 3만 여 평의 대나무 숲이 한눈에 들어선다. 대나무와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국내 유일의 죽림욕장인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다. 20～25m 높이의 굵은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이곳은 자연적으로 군락을 이루는 보통의 대나무 숲과는 달리 테마공원을 만들기 위해 심은 인공림이다.

이 테마공원에는 울창한 대나무 사이로 3개 코스의 산책로가 있고 조성돼 있는 소나무 능선을 따라 산책하는 코스로 인데,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시원하고 울창한 죽림이 한낮 내리 쬐는 햇빛을 막아주고 사시사철 푸른 이 대나무 숲 사이로 한줄기 바람이 불어오면 댓잎이 서로 부딪히면서 「솨」하고 흘러가는 시원한 물소리를 낸다. 또한, 그윽한 죽향이 온몸을 휘감으면서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죽림을 빠져 나오면 여러 시설들이 있는데, 그 위로는 송림 욕을 즐길 수 있는 소나무 숲이 있다. 소나무숲길은 황토길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거닐 수 있고 다시 내려오면서 죽림욕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 쉼터, 대나무와 담양의 사계.역사를 담은「대나무 갤러리」, 영화 「흑수선」, 「청풍명월」을 비롯해 방송 촬영을 했던 세트장들도 재미있는 구경거리. 

이 곳을 찾은 관광객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 숲을 걸으면 복잡한 일상은 간 데없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공기가 좋고 대나무 향이 시원하고 운치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쇄원은 우리나라 민간 정원의 최고 걸작

죽림을 실컷 걸었다면, 우리나라의 정원을 잘 표현한 소쇄원으로 향해보자. 예부터 죽림이 많은 담양은 명성에 걸맞게 많은 선비들이 문학과 뜻을 펼친 곳이다. 담양에서는 하루에 세 차례 소쇄원으로 버스가 간다(약 20분 거리). 

죽제품과 더불어 담양의 자랑거리는 이곳이 우리나라 정자문화와 원림(정원)의 산실이란 것이다. 중앙 정계에 나아가 있던 이들이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서는 이곳저곳에 정자와 원림을 꾸며 자연을 벗삼아 세월을 보냈다.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지은 송강 정철이 머물던 「송강정」, 관직을 그만둔 송순이 학문을 논하고 후학을 길러낸 「면앙정」등은 담양의 문화와 학문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소쇄원은 우리나라 민간 정원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 소쇄원은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는 별서정원으로, 이곳은 우리나라 정원 문화의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계곡, 폭포, 연못, 물레방아, 담장, 계단, 축대, 다리, 정자, 누각, 나무, 꽃, 암석 등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절묘하게 배치되어 이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는 좁은 입구를 지나면 오목하고 넓은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 양편에는 흙담이 둘러쳐져 있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맛보게 된다. 이곳이 바로 소쇄원의 중심이 되는 오곡이다.

소쇄원의 중심이 되는 공간에는 광풍각이 지어져 소쇄원의 이름다운 공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주로 물의 흐름과 폭포, 바위에 부딪는 물방울, 물레방아의 정취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정자에 앉아 시냇물 소리와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자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고 여름의 더위도 빗겨가는 듯하다.

김정연 / 건강생활 기자

* 이용안내

-대나무테마공원 이용료 (어른 : 2,000원, 학생 : 1,500원, 어린이 : 1,000원)

-소쇄원 입장료(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