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실내환경 유지에는 환기가 필수
지금까지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중요치 않게 생각해 왔다. 환경, 환경하면서도 실제로 항상 숨쉬는 공기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관심 없는 공기에 의해 병도 옮겨지고, 위해한 물질에 의한 건강에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장 많은 사망요인은 암이며, 이 중에서 약 25%가 폐암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흡연인구가 증가해서라기보다는 아마도 대기오염, 실내오염이 악화되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내 공기질은 지금까지는 공기조화라는 분야에서 다루어져 왔다. 공기조화란 온도, 습도, 기류, 청정도의 4가지를 실내의 용도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중에서도 온도에 관심을 갖고 난방 위주의 생활에서 냉방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간에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기의 청정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실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문제점들이 제시되고 있다.
실내환경을 오염시키는 여러 요인들
1. 연소가스
실내에서 난방, 취사 등의 연료의 사용이 있을 때 배출되는 연소가스로 대기오염물질과 중복된다.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으로 원칙적으로는 실내에서 직접 연소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보일러실이나 기계실에서 열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취사의 경우는 주부들이 불 앞에서 조리를 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는 반드시 팬(fan)을 사용해 배기를 하거나, 환기를 하면서 조리해야 한다.
2. 미세분진
미세분진은 호흡에 의해 우리 몸으로 들어올 수 있는 분진으로 0.1~1.0 ㎛ 의 입자가 우리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미세분진은 실내 체류자의 작업과 활동 등에서 발생된다. 실내의 분진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는 환기를 해야 하지만 대도시 대기 중의 분진의 농도가 이미 상당히 높기 때문에 단순한 환기만으로는 환기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공기청정장치를 설치해 공기를 깨끗하게 한 다음 공급해야 한다.
2. 담배연기
담배연기는 직접흡연과 간접흡연으로 나누며, 이중 간접흡연이 우리에게 더욱 위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흡연장소의 규제 등으로 실내에의 흡연이 상당히 제한되고 있는데 지하철에서 조사해 보면 예전 지하철 내에서 흡연이 가능했던 때보다 지금 내부의 공기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은 실내에서 연소가 없으나 흡연만이 예외적으로 실내에서 연소가 되므로 실내에서 배출하는 오염원으로 가장 중요한 배출원이다. 담배 연기 속에는 약 5,000여종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3. 석면
석면은 강한 강도를 갖고 있는 섬유상 물질로 폐에 들어가면서 기관지 등에 박혀서 기관지염을 일으키기도 하며, 혈액이나 림프를 따라서 온몸을 돌다가 신체의 여러 곳에서 발암물질로 각종 암을 발병시킨다. 얼마 전까지는 단열재, 흡음재(음향을 흡수하는 재료), 내화재, 보강재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에서 석면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서 아직도 예전에 사용되었던 자재들이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다.
4. 부유 미생물
진드기는 카페트, 커튼, 침구 등의 섬유제품 속에 있는 생물로, 이들의 배설물이나 사체들이 알레르기를 일으켜 천식 등을 유발한다. 또한 각종 애완동물의 털이나 배설물도 과민한 사람에게는 자극물질이 되며, 곰팡이, 세균 등도 분진에 붙어 우리에게 들어와서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계절적으로 봄철에는 꽃가루 등이 날려서 이들에 의한 자극으로 감기와 같이 콧물이 나고 눈 등이 충혈 될 수도 있다.
5.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각종 건축마감재 등에서 발생되는 유기화합물질로 최근에 악취 등과 함께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알게 모르게 많은 세제, 방충제, 방향제 등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많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발생된다.
6. 오존
오존은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태양의 강한 자외선에 의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로 실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고전압을 사용하는 사무용품에서 오존이 발생해 사무기기 주변에서 비릿한 냄새를 느끼게 한다. 또한 최근에는 공기정화와 탈취 등을 위하여 오존을 이용하고 있어서, 공기청정기가 오히려 오염물질을 방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분별한 음이온 발생장치의 사용이나 공기청정기를 너무 신뢰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7. 라돈
라돈은 암석이나 토양에 있는 방사선을 배출할 수 있는 물질로 입자에 붙어서 이동을 한다. 이것이 호흡기로 유입되면 기관지 등에 부착해서 α선을 방출하여 폐세포를 파괴하고 폐암을 유발시킨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대부분의 지형대가 노령기에 속하고 있어서인지 지표에서는 문제되는 수치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지하공간 등 새로운 공간의 이용이 많아지면서 지하수 등을 따라 아직 다 방출되지 않은 방사능을 갖고 있는 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지하실 등에서도 한번쯤은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1~2 시간에 한 번 씩은 창을 열어 환기
이러한 오염물질들로부터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환기가 중요하다. 환기의 성능은 환기회수(1시간 동안의 그 실의 용적만큼의 공기가 교환되는 것을 환기회수 1회라고 정의한다)와 환기연령(한번 들어온 공기가 외부로 배출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등으로 평가를 한다. 일반적인 생활공간의 환기회수는 약1회 정도이며, 환기연령은 1시간이 된다. 화장실이나 주방은 환기회수가 10회 정도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공기를 자주 바꾸는 것은 바뀌는 공기의 난방, 냉방 등을 위한 에너지가 많이 요구되므로 비경제적이라는 생각 속에서 겨울과 여름철에는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내공기의 답답함과 오염물질의 축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어서 1~2 시간에 한번씩은 창을 활짝 열어서 환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오염 등으로 외기가 내부보다 더러운 경우도 많으므로 쉽게 환기해서 실내를 깨끗이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유입하는 공기를 공기정화장치 등을 이용해 깨끗하게 먼저 처리한 후에 공급해야한다. 또한 환기구의 개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한 개의 환기구 보다는 둘 이상의 환기구를 통한 맞바람의 형태를 이룰 때 더 큰 환기의 효율을 얻을 수 있으므로 환기구의 연결과 배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공기 중에 있는 여러 오염물질 중에서 외부가 높은 농도를 보이는 물질이 있는 반면에 내부가 농도가 외부보다 높은 물질이 있다. 이것은 지역과 각 실의 용도 등에 따라 다르며, 각 실내의 위치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얼마만큼 발생하는지를 파악하여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김신도 / 서울시립대학교 교수.환경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