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알고있는 감기약 상식

가을이다. 날씨가 선선해진 만큼 일교차도 커졌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것이 감기다. 아침 저녁과 낮의 기온이 다른 만큼 보온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아울러 감기약에 대한 상식도 다시 한번 챙겨볼 필요가 있다. 감기약만큼 소문이 무성한 약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감기약에 대한 속설의 태반은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감기약을 제대로 먹기 위해서라도 잘못 알고 있는 속설에 대해 한번 확인해 보자.

▶감기는 초기에 센 약으로 잡아야 한다?

감기는 대부분 일주일이면 낫는다. 약을 먹었다고 빨리 낫거나 안 먹는다고 더디 낫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휴식을 취하며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경과를 보면서 약의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 감기엔 무조건 종합 감기약?

「걸렸구나 생각되면…」「초기 감기엔…」종합 감기약 선전 문구다. 하지만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감기약을 무턱대고 먹는 것은 금물.

종합 감기약에는 말 그대로 두통, 콧물, 가래, 기침, 근육통 등 감기의 제 증상에 필요한 약 성분이 골고루 들어가 있다. 때문에 한두 증상이 보일 때는 종합 감기약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아예 종합 감기약 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첨가된 여러 약이 상충 작용을 일으켜 성분 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래와 기침에 효과가 있는 성분들은 서로 반대 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예다.

▶감기에는 주사가 최고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부터 찾아가 주사부터 놓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보다는 주사가 더 빨리 낫는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주사도 약과 마찬가지로 감기 증상을 완화시켜 줄 뿐 감기를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은 아니다.

약의 성분은 음식물과 함께 섭취되어야 몸에 부담이 적다. 주사는 투여와 동시에 혈관을 타고 인체에 직접 흡수되므로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그 만큼 인체에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감기엔 소주가 제일이다?

감기에 걸려 약을 먹는 사람에게 소주를 권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약과 술을 함께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술과 함께 약을 먹으면 간은 알코올부터 먼저 처리하기 때문에 약의 분해나 해독은 뒤로 밀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과 술을 동시에 분해한다는 것 자체가 간에 큰 부담을 주는 일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감기약을 우유, 커피, 드링크제 등과 함께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우유는 감기약의 흡수를 방해하고, 커피는 위장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크고,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함유한 드링크제는 약의 흡수를 지나치게 빠르게 만들어 약효가 정상적으로 발휘되지 못하게 한다.

 이기수 / 국민일보 편집국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