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인지기능장애 있을땐 치매 의심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점차 감소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기억력 이외의 다른 인지기능들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계산이 잘 안되고, 말의 조리가 없어지면서, 남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예전에는 능숙하게 해오던 일이 왠지 하기가 어려워지고, 길을 찾기 어려워지거나 잘 놔둔 물건을 찾기 어려워진다. 이런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면 우리는 이것을 인지기능 장애라고 부르고, 이러한 인지기능 장애가 점차 심해져 일상적인 직업활동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게될 때, 치매 증상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알쯔하이머와 혈관성 치매 환자가 많아
즉 치매라는 것은 일종의 증상을 일컫는 말로 그 자체가 질환명이나 진단명은 아니다. 치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질환은 거의 백 여가지가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두 가지 질환은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따로 또는 같이 많은 사람들을 망각의 생활로 몰아 가게된다.
알쯔하이머병은 아직 그 원인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도 없는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인지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제들이 개발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와 돌보미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초기부터 전문가와 잘 상의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황혼기의 생활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다. 혈관성 치매는 젊은 시절부터 혈압과 당뇨를 철저히 조절하고, 담배를 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예방도 가능한 질환이다. 뇌졸중의 위험요소를 철저히 치료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전문가를 찾아가 병의 악화를 최소화하고 증상의 완화를 유도함으로써 보다 나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알쯔하이머병과 일부 혈관성 치매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그 증상이 단지 노화에 따른 변화나 최근에 있었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것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 병이 이미 심하게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는데,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보다 치료의 효과가 떨어진다. 알쯔하이머병에 의해 나타나는 첫 증상은 대개의 경우 최근에 있었던,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기억을 하지 못하는 등의 기억 장애이나, 성격의 변화, 일상생활 능력의 저하로도 나타난다.
기억력, 인지기능 장애에서 치매로 발전
알쯔하이머병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해 증상을 일으키고, 이후 계속 진행되어 환자의 인지기능을 저하시켜 생활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더 진행되면 간단한 일조차 혼자하기 어려워지고 모든 일에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 병이 왜 발생하는지 알지 못하고, 발생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알쯔하이머병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 병의 위험성 밖에 서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기억력 장애와 함께 다른 인지기능의 장애가 확인되면, 이는 인지기능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지기능 장애가 있으면서 일반적인 사회생활이나 직업활동에 장애가 나타난다면, 이는 치매 증상으로 정의할 수 있고, 일반적인 사회생활이나 직업활동에는 큰 장애가 없다면 이는 최소 인지장애로 진단한다. 최소 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개의 경우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이 최소인지장애는 가장 적절한 치료가 행하여질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서 인지기능 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부담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알쯔하이머병에 대처하는 방법
첫째, 이 질환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심한 두려움이나 무관심은 모두 이 질환을 잘 모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좋은 자료를 찾아 이 병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막연한 두려움이나 무관심은 사라지고, 필요하고 적절한 시점에 자신에게 맞는 진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둘째,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고지질혈증 등의 철저한 치료와, 흡연, 폭주, 약물 남용 등을 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알쯔하이머병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병으로 인한 증상의 발현을 늦추고,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 혈관성 치매, 심장질환, 뇌졸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셋째, 위험요소들 중에서 쉽게 피할 수 있는 또 한가지는 두부 외상이다. 즉 차를 탈 때는 반드시 안전 벨트를 하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합니다.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머리를 부딪치는 경우를 피해야한다. 나이가 들면 뇌가 외상에 매우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이상이 올 수 있다.
넷째, 건강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고, 음식 섭취나 수면도 적당히 하는 등, 쉬워 보이나 실제 실행에 옮기려면, 단단한 결심과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섯째, 초기에 치료를 할수록 치료의 효과는 높아진다. 따라서 인지기능의 장애가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하지만 자신의 인지기능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의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알쯔하이머병의 경우 기억력과 함께 판단력이나 실행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상윤 /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신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