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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에게 나타날 수 있는 산부인과 질환
산부인과는 미혼 여성들이 가는 것을 꺼려하는 진료과들 중의 하나이다. 산부인과 질환이 성관계를 갖는 여성들의 질병이란 편견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서양과 다른 문화와 일반인들의 선입관으로 인하여 결혼 전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을 꺼려 이 시기의 산부인과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미혼 여성들에게 이 시기에 생길 수 있는 산부인과 질환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고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 서울 병원에서 9년동안 사춘기-미혼 여성 클리닉에서 진료받은 20-30세 사이의 미혼 여성들의 질환 양상을 분석하여 이 시기에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미혼여성에 가장 흔한 산부인과 질환은 무월경과 골반내 종양
9년 동안 진료 받은 901명 중에서 가장 흔했던 질환들로는 무월경과 골반내 종양이 각각 21%, 비정상 자궁출혈이 17%, 그리고 월경통이 16%를 차지하였다. 여성들에 있어 월경은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써 월경 이상은 신체의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로 생각할 수 있다.
미혼 여성에 있어 무월경은 선천적 이상에 의한 경우가 많고 차후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월경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차성은 이차 성징의 발현이 없는 경우는 14세, 이차 성징의 발현이 있는 경우는 16세까지 월경이 없는 경우이고, 이차성 무월경은 세 번의 기존의 월경 주기 또는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이다.
본 클리닉을 방문한 무월경 환자 중 일차성 무월경 환자는 17%를 차지하였는데 그 원인은 자궁이나 질이 형성되지 않은 선천성 기형, 염색체 이상 등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일차성 무월경 중에 70%가 염색체 이상을 포함한 선천적 이상에 의한 경우로 나타나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차성 무월경 환자는 무월경 환자 중 83%를 차지하였고이들 중 21%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었으며 17%는 조기 난소 기능부전, 15%는 고 프로락틴 혈증에 의한 무월경이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없는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자궁 내막 이상, 당뇨, 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조기 난소 기능부전과 고 프로락틴 혈증은 저 에스트로겐 혈증에 의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방치해서는 안된다.
골반내 종양 중에서는 난소 종양이 80%를 차지하였고 자궁 근종이 16%를 차지하였다. 수술을 시행한 난소 종양 중에 48%는 자궁 내막종이었으며 22%는 기형종이었다. 자궁 내막종은 대부분 생리통을 주소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이 되나 기형종 같은 경우는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향후 난소절제술이나 불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자궁 경부암 환자도 1명 있어 이 시기에도 자궁 경부암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정상 자궁 출혈은 자궁 출혈의 횟수와 양이 정상적인 범위(정상 월경은 주기가 21-35일 사이, 양이 20-60ml, 기간이 7일을 넘지 않아야 한다.)를 벗어나거나 또는 월경주기 사이에 출혈이 있는 경우를 지칭하는데 많은 경우가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생기는 무배란성 출혈이며 그 외에도 염증, 외상, 혈액응고 장애, 피임약 등의 약물 부작용,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된다.
또한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자궁내막염, 폴립 등의 기질적인 질환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 시기에 비정상적으로 출혈이 지속되면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비정상 자궁출혈은 본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중에 17%를 차지하였고 이들 중 53%에서 치료가 필요하였으며 그 중 일부는 수혈을 필요로하였다.
미혼 여성, 산부인과 진료를 꺼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미혼 여성의 10%는 학교생활 등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심한 월경통에 시달린다고 보고된다. 월경통은 월경 시작과 함께 특별한 원인이 없이 통증이 오는 일차성 월경통과 원인질환이 있는 이차성 월경통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월경통은 일반적으로 초경 후 6개월에서 1년 후부터 배란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면서 시작되며 원인은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자궁 근육을 심하게 수축시켜 산소공급이 저하되어 통증이 발생되는 것으로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약을 월경 시작과 동시에 통증이 있었던 복용하면 월경통을 없애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본 클리닉을 방문한 월경통 환자 중 62%는 일차성 이었고 38%는 이차성이었다. 특히 이차성 월경통은 나이가 들어서 통증이 시작되고, 월경 시작 2-3일 전부터 통증이 시작되며 일부에서는 주기와 상관없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차성 월경통의 원인으로 90% 정도에서 자궁 내막증이 의심되었고 그 외에 자궁 선근종, 골반내 유착과 골반염 등도 있었다. 이러한 이차성 월경통의 원인질환들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향후 생식 능력에 영향을 주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꺼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질환들을 방치할 경우 결혼 후 불임, 유산, 부인암 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월경 이상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최두석 /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