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서 발생하는 암은 머리카락이나 손톱, 발톱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여성에서는 없으나 남성에만 있는 장기로는 전립선, 고환, 음경으로 이들 장기에서 역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중 특히 전립선 암의 경우, 인간의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과 함께 그 발생 빈도가 최근 수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지방질 과다섭취와 식이섬유의 섭취부족,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와 같은 식생활 문화의 서구화와 진단 기술의 발달로 전립선 암의 빈도가 늘고 있다.

◆ 전립선 암

전립선 암의 원인은 불명이지만, 연령과 남성호르몬이 유발인자로서 관계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양성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의 선행인자로 생각된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50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주로 볼 수 있고, 보통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뚜렷한 자각증세는 없다. 회음부 및 항문 주위 불쾌감 또는 압박감 정도이나, 진행되면 배뇨장애, 혈뇨, 농뇨, 신기능장애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전이가 뼈에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환자나 의사의 관심과 증세 자체로 인해 발견되는 경우보다는 정기 건강검진이나 전립선비대증 검사 도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단은 항문을 통해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촉지했을때 단단한 결절이 촉지되면 의심해봐야 하며, 경직장 초음파검사가 진단 및 조직검사를 위해 이용되고 있다.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혈액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암의 진행 정도와 치료의 반응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치료는 조기라면 근치수술로서 전립선절제술을 시행하거나 방사선요법을 시행하지만, 이것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抗)남성호르몬요법을 시행해 암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이 항남성호르몬요법은 고환 제거술과 여성호르몬요법이 있는데 적절히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고환종양

고환 종양은 비교적 드물며 고환 종양의 대부분은 악성이다. 고환 종양은 10세 이전의 소아와 20～40대의 청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고환암의 원인으로는 잠복고환 (출생시 고환이 충분히 하강하지 못해 음낭안에서 고환이 촉지되지 않는 질환), 외상(외상이 원인이기보다는 외상으로 모르고 있던 고환 종양이 발견되는 것으로 생각됨), 유전 등이다. 고환 종양의 중요한 증상은 고환에서 단단한 결절이 만져지는 것으로 대부분 통증이 없으며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흔하지는 않으나 자각증세로 통증을 느끼거나 하복부, 음낭의 중압감 또는 무겁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약 10%의 경우에서는 급성 고환 동통을 동반하기도 하고, 약 10%의 환자에서는 전이에 의한 증상으로 허리나 옆구리 등에 통증이 있으며 페에 전이가 있을 경우에는 기침이나 객담, 호흡장애 등이 있을 수 있다. 내분비적인 이유로 유방의 동통이 있을 수 있고 심할 경우에는 여성형 유방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환암이 의심될 경우에는 혈액검사, 고환 초음파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환암의 치료는 진행 상태에 따라 수술, 방사선 요법, 항암 화학 요법이 이용된다.

◆ 음경암

음경암이란 음경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암으로서, 남성의 암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이하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대부분은 귀두에서 발생하며 포경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60～7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최근 파필로마바이러스와 관련된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음경암은 통증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암은 우선 음경의 피부에서 발생하는데, 진행되면 음경 내부, 요도로 침윤하게 되며 배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암이 커지면 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암이 무너져 출혈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음경암은 서혜부라고 불리는 대퇴와 몸의 경계부에 있는 림프절로 잘 전이하기 때문에, 진행되면 서혜부의 림프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게 된다. 이것이 더 커지면 림프액의 흐름이 나빠져 다리가 붓게 되기도 한다.

암이 생기는 장소의 특수성 탓에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늦어져 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각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진찰을 받아 보시는 것이 중요하다. 육안으로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확정진단을 위해서는 국부마취를 하고 병변의 일부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검사를 하거나, 병변부위를 문질렀을 때 벗겨지는 세포를 현미경으로 조사하는 검사(세포진)를 할 필요가 있다. 음경에서 잘 생기는 다른 질환, 특히 곤지름이라는 질환이 있는데, 이것이 커지면 음경암과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 가장 전이하기 쉬운 서혜부 림프절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경암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우에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흉부X선 촬영, 복부CT, 초음파 등으로 다른 장기로 전이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음경암 치료에는 주로 외과요법과 방사선요법이 쓰인다.

김제종 / 고려대의료원 교수·비뇨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