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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연령대별로 섭취량 조절해야
식사와 식사사이에 먹는 간식은 꼭 먹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다르다. 성인이라면 세끼의 식사를 잘 할 경우 간식을 꼭 먹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성장발육이 왕성할 뿐 아니라 신체기능의 조절 및 사회 인지적 능력이 발달되는 중요한 시기로서 이에 맞는 적절한 영양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하루 세끼의 식사로 이를 다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아동은 4시간 마다 음식을 섭취해야
아동들은 위가 작아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먹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두뇌크기는 성인과 비슷하나 뇌의 기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포도당을 저장하는 간은 약 반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러므로 아동들이 뇌에 포도당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적절한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 4시간 정도마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세끼 식사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보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성장기 아동 및 청소년의 간식의 양은 하루 에너지 필요량의 10~15%가 적당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간식 의존도는 30~60% 정도나 되는 반면 아침 결식률이 20~40%를 보여 매우 심각한 영양학적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간식 의존도가 높으면 세 끼 식사를 소홀히 할 우려가 높다. 따라서 균형된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간식에 의한 영양공급량을 줄이고 세끼 식사에 의한 영양공급량을 늘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동이 세끼 식사를 충실히 한다고 할 경우, 간식은 하루에 한번 정도, 아침과 점심 사이보다는 식사와 식사 사이의 간격이 4시간이 넘는 점심과 저녁사이에 먹는 것이 좋다.
아동기에 바람직한 간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우선 간식을 섭취하기 전에 세끼 식사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침을 거르는 어린이가 많은데, 아침을 결식하면 뇌에 공급되는 포도당이 모자라서 학습능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므로 좋지 않다. 따라서 세끼 식사는 골고루 충실하게 해야 하며 간식은 식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식사하기 바로 전에 간식을 먹지 않도록 하여 다음 식사에 영향을 주어 식사량이 줄어드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간식이 영양학적으로 바람직할까? 우리나라에서 아동 및 청소년들이 평소에 섭취하는 간식류를 조사해 보았더니 과자(스낵, 쿠키류), 씨리얼, 초컬릿, 사탕, 캬라멜, 땅콩, 엿, 빵, 라면, 피자, 샌드위치, 떡볶이, 치킨, 아이스크림, 주스 및 우유제품, 코코아, 껌, 탄산음료, 견과류, 잼.젤리류, 떡류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인스턴트 식품으로서 당분이 높거나 지방 함량이 높아 열량을 주로 공급할 뿐,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있게 공급하지 못한다. 당분이 높은 간식의 섭취는 아동들의 영양섭취 뿐 아니라 충치 발생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지방이나 열량이 높은 간식은 자칫 비만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간식의 영양가치나 성분을 면밀히 검토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밤늦은 시간 간식은 피하라
간식을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은 아동비만이나 청소년 비만을 유발하지 않도록 지방이나 열량이 너무 많은 간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당분 뿐 아니라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간식은 대체로 열량이 높다. 튀김류나 기름진 음식 등은 식품 속 지방이 대부분 눈에 보이므로 쉽게 알아낼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방도 있다. 즉, 고기 육질 속에 감추어진 것이라든지 우유나 달걀, 땅콩류 등도 지방을 상당량 함유하고 있으나 보통 눈으로 알아내기는 어렵다.
비만이 걱정된다면 지나치게 밤늦은 시각에 간식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낮에 먹는 것보다 밤에 먹는 것이 더 살이 찌기 쉽다. 낮 동안에는 교감신경이 활발히 작용해 에너지 소비가 촉진되고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져 교감신경의 작용을 억제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경향이 더 커진다. 만약 저녁식사 후에 5~6시간 정도를 공부하여야 한다면 잠자기 3시간 전 정도에 간단한 간식을 먹는다. 이럴 경우 적당한 간식으로는 과일이나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설탕과 지방이 많이 들어있지 않으면서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간식은 어떤것이있을까? 현명하게 간식을 선택하려면 간식을 섭취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열량섭취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고영양식을 위주로 간식을 선택한다. 그러나 비만이 우려되는 경우라면 저열량 고영양식의 간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경우라도 고열량 저영양 간식이나 저열량 저영양 간식은 피한다. 즉 설탕, 사탕, 꿀, 제리, 빙과류, 초콜릿, 탄산음료, 도넛, 케이크, 튀김, 과자류, 커피용 분말크림, 생크림, 껌, 페이스트리 등은 고열량 저영양 간식에 해당되므로 이런 간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열량에 상관없이 영양이 많은 간식으로는 땅콩, 호두, 잣 등의 견과류, 치즈, 피자, 밀크쉐이크,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과일 통조림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간식의 형태인 저열량 고영양 간식으로는 우유, 과일, 과일주스, 채소, 두부 및 콩류, 미역,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들 수 있다.
강명희 / 한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