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도 영양부족, 영양과다, 또는 영양불균형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이들은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양부족은 빈혈, 성장지체 또는 정지, 충치, 골다공증 등을 유발하거나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에 열량이나 소금, 지질 등 영양소의 과다섭취는 비만과 함께 고혈압, 당뇨, 몇 종류의 암, 심장병,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식생활은 에이즈, 당뇨병, 위장관질환, 신장병 등 질병의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조절하는데도 필수적이다. 이렇듯 영양은 현대인의 건강과 다양한 모습으로 연관지어져 있으므로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이 실천해야 할 영양섭취 방향

첫째, 기초식품군과 식사지침을 염두에 두고 골고루, 제때에 싱겁게 먹는 것을 생활화해야한다. 영양학자들은 매일 꼭 먹어야할 5가지 기초식품군을 정하고 있다. 밥 빵 국수 감자 등으로 구성된 당질 식품,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 및 채소류, 고기 생선 알류 중심의 단백질 식품, 우유 및 유제품류, 유지 견과 및 당류가 그것이다. 양적으로는 곡류를 가장 많이, 그리고 과일과 채소류를 그 다음으로 열량이 많은 유지 견과 및 당류는 가장 적게 그리고 가끔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둘째, 바른 영양정보의 선택이 중요하다. 정보화시대에 범람하는 식생활 관련 정보는 올바른 것보다 그릇된 것들이 더 많다. 건강 염려증이 특히 심한 중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식품에 질병치료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도하게 선전하거나 비만관리에 획기적인 신제품인양 선전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자격 있는 영양사나 권위 있는 학회, 교육기관, 보건소, 병원 등의 공공기관에서 제공되는 바른 정보만을 신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식품 표시를 꼼꼼히 읽는 습관을 기르자. 최근 들어 몇몇 가공식품과 수입식품에 영양정보가 제공되고 있으므로 식품에 함유된 재료, 첨가물, 유통기한 등과 함께 영양표시를 꼼꼼히 읽어서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공급되는지 비교해보고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조성되고 있다.

넷째, 가정에서는 올바른 식품위생관리를 통해 식중독을 예방하자. 식품의 적절한 보관온도나 보관기간을 알아 해로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번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식품을 오래 보관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조리해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소비한다.

마지막으로 결식, 과식을 피하고 외식 시 자신의 건강관리에 적합한 메뉴를 선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거르고 저녁에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고 편식을 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또한 직장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외식은 대부분 과도한 열량섭취로 연결, 동반되는 음주는 과다 열량섭취의 주요인인 동시에 위장질환, 간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영양개선사업 필요

첫째, 비만 개선, 당뇨, 고혈압 예방과 같은 구체적인 식사지침의 개발 보급이 시급하다. 이들 질병은 시급한 영양관련 만성질환들로 알려져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도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별로 구체적이며 일반인들이 적용하기 쉬운 식사지침을 개발해 보건소 조직을 통해 보급하고 질병 예방과 관리를 교육하며 단계에 따라 적절한 의료 서비스와 연계하는 영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둘째, 올바른 영양정보를 제공하고 영양교육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영양정보를 신문 TV 잡지 그리고 친지들을 통해 접하는데 그릇된 영양정보로 건강악화 등 돌이키기 어려운 사태와 연결되므로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전문 영양사를 고용, 관리해야 한다.

셋째, 보건소 영양사업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식생활이 주요 원인이 되는 각종 질병의 예방이나 관리를 위해 지역사회 여러 기관이 연계하는 사업은 보건소를 중심으로 수행될 수 있고 병원에서 제공받기 어려운 각종 교육과 상담서비스도 보건소에서 가능하다. 보건소는 환자 및 건강인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예방업무를 할 수 있는 전국단위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넷째, 취약계층에 대한 영양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적으로 시행되는 푸드뱅크 프로그램도 좀더 조직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 영유아 어린이 임신부 노인들을 위한 건강검진, 영양교육, 식품지원의 요소를 갖춘 종합적인 영양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다섯째, 가공식품에 대한 적극적인 영양표시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영양표시제도의 확대 시행은 국민들의 영양지식과 인식을 개선시켜주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섯째, 적극적인 영양감시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의 영양상태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길은 국민영양조사가 유일하다. 가구별, 개인별 식품소비량조사나 연령별, 계절별 조사, 특정계층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영양조사도 체계적으로 실시되어 식량정책과 영양정책의 기초자료로 이용됨은 물론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각종 첨가제, 잔류농약 등의 섭취실태도 파악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나 각 자치단체 단위로 영양조사와 사업, 영양 관련 연구,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및 교육자료 개발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 영양개선사업과 정책의 수행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 및 충분한 예산과 인력지원을 포함한 사회적 환경의 조성이 시급하다. 또한 영양전문가들도 비정부단체나 각종 공익단체들이 영양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영양전문가들과 연대하여 활동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박혜련/명지대학교 교수·식품영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