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당뇨에 어떤 효과를 주는가
당뇨에 대한 「건강비법」은 매우 많으나 과학적 근거와 신빙성 있는 것은 운동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뇨병에 대한 운동의 효과는 인슐린이 발견되기 수세기 전부터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의사들에게도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에 운동이 혈당치를 저하시키고, 내당능 개선 효과가 있음이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50년대부터는 운동을 식사 및 인슐린과 함께 3대 요법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당뇨환자라도 심폐기능이 좋은 사람이 사망률이 낮고, 신체활동이 활발한 사람은 당뇨발현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의 효과
▷ 혈당 조절 : 운동에 의하여 근육이 수축활동을 하게 되면 포도당 이용율은 약 7배 증가된다.
▷ 심혈관질환 예방 : 주당 2000kcal를 소모하는 운동은 관상동맥질환의 발병 위험을 줄여주며, 주당 500kcal의 운동만으로도 예방효과는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인슐린 감수성 : 운동효과에 의해 조직의 인슐린 감수성은 운동 후 지속적으로 남아있지 않고 사라져 버리므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인슐린 용량 조절 : 15분 이내로 운동을 할 때는 인슐린 용량을 조절할 필요는 없으나 30분에서 1시간이상의 운동을 한다면 10~30%까지 인슐린의 용량을 줄여야 할 경우가 있다.
▷ 체중조절 : 비만은 제Ⅱ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장기간의 ‘식사 감량’만으로는 실패하기 쉽다. 반드시 운동을 통하여 근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체중을 유지하면서도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운동 전에 이런점은 주의!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문진과 이학검사를 시행하여 심혈관질환, 혈관성 병변, 대사장애, 신경학적인 합병증 유무를 진단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아무런 사전 증상도 없는 허혈성 심질환(협심증 등)의 발생위험이 크기 때문에 35세 이상의 모든 당뇨환자들은 운동부하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로서 I형 당뇨병환자에서 혈당이 250mg/dL 이상이고 소변에 케톤이 나오거나 II형 당뇨병환자에서 혈당이 300mg/dL 이상이 되면 심한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증식성망막증, 신경학적 합병증, 콩팥 및 심장의 질환이나 합병증 있는 경우에는 운동하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운동은 실제로 어떻게 할 것인가
운동프로그램으로는 우선적으로 유산소성 운동을 많이 권장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항운동인 근력운동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리듬있고 큰 근육군을 이용하는 지구성 운동으로써 심폐기능을 증진시키고 혈 중 지질 개선시키는 운동이다. 무엇보다도 환자 자신이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실천 가능한 운동을 매일 할 수 있도록 처방한다. 운동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식사와 인슐린 용량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운동형태 : 운동의 종류를 결정할 때에는 연령,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 및 다른 질병 유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 외에도 근저항성 운동인 웨이트 트레이닝은 혈당을 낮춰주고 혈중 지질치를 개선해 주지만 정형외과적 문제나 혈관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널리 추천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한다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추천되는 운동은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크로스컨츄리 스키 등을 추천한다. 말초신경염이 있는 환자들은 발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는 조깅, 걷기 등의 운동을 피하고 수영, 고정자전거 등이 추천되기도 한다.
▷ 운동강도 : 당뇨병 환자는 최대능력이나 최대 심박수를 기준으로 목표심박수를 결정하여 운동강도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본인 자신이 스스로 느끼는 신체적 변화를 기준으로 운동강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들면 이마에 땀이 흐르는 정도, 숨이 차는 정도 등의 운동자각도를 기준으로 적절하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스포츠 의학회에서 제시한 운동강도는 심박수 기준으로는 60-90%이고 최대산소 섭취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는 50-85%이다. 이러한 기준은 개개인 마다 다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본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운동강도는 최대능력의 40-80%이며, 안전하게 운동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운동시간과 운동빈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강도를 40-60%정도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Ⅱ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운동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운동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 운동시간 : 학회에서 추천하는 운동시간은 본 운동이 20~60분이고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각각 5~10분이다. 운동시간은 운동강도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운동강도가 강하면 운동시간이 짦고, 운동강도가 약하다면 운동시간을 길게 한다. 운동강도 50~70%에서는 20~45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짧으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고 반대로 너무 길면 근골격근 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제Ⅰ형 당뇨 환자들은 매일 운동을 하면서, 하루 20-30분 정도로 조금 강하게 할 수 있고, 제Ⅱ형의 경우 칼로리 소모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경한 운동을 한번에 40~60분 이상 할 수 있다.
▷ 운동빈도 : 적절한 혈당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I형 당뇨병환자는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II형 당뇨병 환자는 주당 3~5번 운동을 해야 한다. 만약에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다면 매일 운동을 하도록 한다. 근육의 세포 단위에서 본다면 혈당조절과 인슐린 감수성 개선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주 3회 이상, 하루걸러 운동을 해도 좋지만, 적극적인 체중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 5회 이상 시행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마지막 운동 후에 당조절의 개선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은 12~72시간 정도이다.
▷ 준비운동 및 정리운동 : 5~10분 정도 꼭 준비운동 및 정리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본 운동을 20-60분으로 보고 본 운동의 앞, 뒤로 반드시 준비운동 및 정리운동을 하도록 한다. 준비운동은 본 운동을 하기 전에 몸의 경직된 관절이나 근육을 풀어주어 운동 상해를 예방하고, 심장의 적응능력을 높여준다. 이 경우에는 스트레칭 및 걷기 등을 통하여 근, 건의 온도를 높여 주게 된다. 정리운동은 운동직후에 일어나는 저혈압과 심혈관, 근골육계의 합병증의 위험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안정시 심박수 기준으로 5~10박 정도의 이내에서 5-10분간 지속하며 운동종목에 따라 다르게 실시 할 수 있다. 예컨데 달리기를 하였을 경우 걷기로, 자전거로 운동하였을 경우는 무부하나 저강도로 계속 정리운동을 실시한다.
▷ 운동시 주의사항 :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반드시 시행하고, 편안하고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으며 보호장비를 갖춘다. 또한 운동 후에는 발 상태를 항상 점검한다. 너무 추운 환경이나 너무 더운 환경에서는 운동을 금한다.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운동을 하지 않으며,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한다. 가능하며 혈당측정을 통하여 인슐린 용량 및 경구약물을 조절하고 저혈당 위험을 줄인다.
이와 같이 운동을 하게 되면 당뇨조절이란 직접적 효과이외에도 간접적으로 심폐기능강화, 면역기능강화, 피로감 감소 등의 많은 것을 얻게 된다. 병이 있을수록 누워서 쉬는 것보다는 맨손 체조라도 하면서 몸을 직접 움직여 주는 것이 바로 건강을 되찾고 당뇨병을 치료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영수 /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