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청소년에서의 당뇨병
최근 당뇨병을 포함해 성인병이 증가하며, 일부 아이들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당뇨병은 아닌지, 그리고 나중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궁금하나,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어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신 부모님들도 많을 것이다.
소아 청소년에서의 당뇨병이란?
당뇨병이란 말은 소변에서 당이 나온다는 말을 한자로 적은 것이지만 실제 의학적으로는 혈액내에 당이 기준치 이상으로 높은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이 없더라도 소변에서 당이 나올 수 있으며, 당뇨병이 있더라도 소변에서 당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일반인에서는 식사 등으로 혈액 내 당이 높아지면 췌장에 있는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낮추어 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슐린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
당뇨병은 크게 1형과 2형으로 구분하는데, 1형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파괴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경우로서, 소아 청소년 시기에 잘 발생하여 과거에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소아당뇨병이라고 불렸다. 2형은 인슐린이 만들어지나, 작동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로서, 과거에는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성인당뇨병이라고 불렸다.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은 병의 경과가 비슷하고, 치료법의 일부가 비슷하다는 점 이외에는 발생 이유, 호발 시기, 위험 요소, 빈도 등 모든 점에서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소아 시기에는 1형과 2형 당뇨병이 모두 발생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모두 합병증이 발생한다. 15세 미만에서는 1형 당뇨병이 더 흔하나, 최근 2형 당뇨병이 만 10세 이상에서 서서히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10세 이상에서는 1형 당뇨병보다도 더 흔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형 당뇨병이 잘 발생하는 소아 청소년은?
2형 당뇨병이 잘 발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상적인 체중의 120%가 넘는 비만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이며, 이외에도 가족 중에 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목과 겨드랑이 등의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경우, 심한 여드름과 비만이 있으면서 생리가 불규칙한 여아 등에서는 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중 일부는 10살 또는 사춘기가 시작되면 공복 혈당을 2년 간격으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엄마가 임신 기간 동안 혈당이 높았던 경우, 출생체중이 4kg 이상 또는 2.5kg 미만이었던 경우에도 커서 2형 당뇨병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생체중이 과도하게 적은 경우를 부당경량아라고 부르는데, 이런 아이들은 사춘기 발현 이상, 저성장, 비만, 당뇨병 등의 다른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소아과에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을 바꿔 예방 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시스템이 베타세포를 파괴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서 비만 등 생활습관과 관련이 없으며, 당뇨병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를 미리 발견하더라도 당뇨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그러나 2형 당뇨병은 비만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생활 습관을 바꾼다면 예방할 수는 있다.
과도한 체중은 2형 당뇨병 이외에도 고혈당, 고지혈증, 고혈압, 심장 질환 등의 성인병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소아 청소년 시기에 발생하는 비만은 성인 시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소아시기에 발생하는 비만을 방지 또는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만과의 전쟁은 사실 아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 가족, 학교,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노력하여야 만 가능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
체중을 줄이는 방법은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섬유소를 포함하여 자기에게 필요한 칼로리만큼의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과다한 소금과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햄버거, 튀긴 감자, 탄산음료, 과자는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아이들은 습성 상 운동을 성인처럼 꾸준히 하지 못하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하여 즐겁게 생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운동 성공의 방법이다. 운동은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처럼 심박동 수가 약간 증가하는 운동이 더 효과가 크며, 40분 운동을 일주일에 4회 정도 시행하면 충분하며, 평소 체조 등으로 신체를 부드럽게 유지해야만 합니다.
자는 시간 이외에는 엎드리거나 누워서 생활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컴퓨터 오락이나 TV 시청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대개 6개월 정도 체중이 하나도 증가하지 않으면 1차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후에 조금씩 체중이 줄어들게 되고, 줄어든 체중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자세와 관련이 많다. 아이들은 부모님을 닮아가기 때문에 부모님이 먼저 식사와 운동을 포함한 건전한 생활 습관 실천에 힘써야만 아이도 꾸준히 잘 한다.
또한 실패했을 때 또는 만족할 만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 아이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시면 절대 안 된다. 아이들의 체중조절은 90% 이상 실패한다고 생각하면 시면 되는데 체중 조절에 실패한 아이들이 겪는 마음고생이란 매우 커서 이때 부모님의 실망스런 눈빛만으로도 아이들은 다시는 체중 감량을 시도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왜 안했느냐, 또 먹느냐」라는 말보다는 「힘들겠구나, 같이 해보자」라는 말이 아이들에게는 더 필요하다.
신충호 / 서울대병원 소아과 소아청소년당뇨병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