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뇌 손상이 오는 질환이다. 유사한 용어로 중풍은 뇌혈관 질환을 가리키는 말로서, 뇌혈관이 막히는 것과 터지는 것을 포함하는 말이다. CT와 MRI의 도움으로 뇌경색과 뇌출혈을 크게 구분하여 진단·치료한다.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많은 원인을 차지할 뿐 아니라 성인에서 신체적 영구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불행한 질병이다. 최근에 빈도가 많아졌을 뿐 아니라 젊은 나이에도 자주 발병하는데, 이는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부족으로 인해 뇌졸중의 주된 원인인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발생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크게 분류하면 뇌출혈과 뇌경색이 있는데, 최근에는 고혈압의 적극적인 치료로 뇌출혈의 빈도는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상대적으로 뇌경색의 빈도는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해 주로 알아보기로 하자.

전조증상은 앞으로 발생할 뇌졸중의 강력한 경고

뇌졸중의 증상은 뇌의 좌우측, 또는 각 부분마다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뇌의 어떤 부위에 손상이 왔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며칠 또는 몇 주 간에 걸쳐서 서서히 증상이 발전된다면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또한,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피부감각이 둔해질 경우 오른쪽 팔·다리에 동시에 증상이 오거나 왼쪽 팔·다리에 동시에 증상이 온다.

흔한 뇌졸중의 증상으로는 한 쪽의 안면, 팔, 다리가 저리거나 이상한 감각이 오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 눈이 갑자기 안 보이는 경우, 말이 어눌해 지거나 상대방의 말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경우, 갑자기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걸음 걷기가 불편해 진 경우, 하나의 사물이 두개로 겹쳐 보이는 경우, 갑자기 두통이 있고 구토가 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시 재개통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일시적 증상을 전조증상(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하는데 이때 병원을 빨리 방문해 다시 막히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시점이다. 대게 수 분에서 수 시간 내에 곧 좋아진다.

전조증상의 경험자 중 10~50%(약 1/3)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므로 적극적인 치료로 장애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시점인 것이다.   

뇌경색의 원인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

뇌경색으로 인한 장애와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에 대한 예방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과거에는 고혈압을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 확장기 혈압 90mmHg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으나, 최신 의견은 수축기 120mmHg이하, 확장기 80mmHg이하를 정상 혈압으로 정하고, 수축기 120~140mmHg, 확장기 80~90mmHg는 고혈압 전단계로 구분하여 사실상 고혈압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고혈압은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4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뚜렷한 원인이 없으며, 다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식이습관 등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평소 혈압이 정상이더라도 나이가 들어 가면서 나중에 고혈압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거나 음식을 짜게 드시는 분들은 고혈압에 대한 검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인들 중 뒷골이 뻐근하면 혈압이 올라간다고 믿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급격히 혈압이 오르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은 수 개월에 걸쳐 천천히 혈압 상승이 일어나기 때문에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망막 손상으로 인한 시력 장애, 콩팥 손상, 심장질환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기는데, 뇌졸중도 중요하고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 있으면 다른 건강한 사람에 비해 뇌경색의 위험이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특히 뇌출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

뇌경색의 빈도는 당뇨병 환자에서 2배 정도 높으며 사망률 또한 높다. 완치가 어려우며 일생을 두고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만성 질환인 당뇨병 환자에서 동맥경화증은 가장 흔하고 중요한 만성합병증의 하나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동맥경화증의 원인인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이 정상인에 비해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것도 주의할 점이다.

흡연은 뇌경색의 중요한 원인

흡연은 뇌경색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담배 속의 물질들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점점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동맥경화가 진행한다. 수도 파이프의 내부 칠이 벗겨지면서 녹이 스는 것과 유사하다.

하루 1~2잔 정도 술을 마시면 술을 안 마시는 경우보다 심장병과 뇌경색에 걸릴 확률이 오히려 낮다는 연구결과가 얼마 전 나왔다. 그러나 과음은 오히려 뇌졸중이 생길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한 번에 폭음을 하는 것은 뇌출혈의 위험을 높인다.

김용범 | 강북삼성병원 신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