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건강한 눈의 관리

여름은 사계절 중 휴가가 가장 많이 몰려 있어 인구이동이 많기 때문에 자연히 사람들과의 접촉도 많게 되고 더불어 세균, 바이러스 등의 병균의 증식에 용이한 기후조건에 따라 흔히 말하는 「눈병 = 결막염」이 도처에 만연하게 되어 안과병원에는 이들 환자로 인해 북적거리게 된다. 그러므로 즐거운 휴가계획을 세우기 앞서 여름철에 유행하는 눈의 질환에 대해 알아두어 미리 조심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전염되기 쉬운 여름철 눈병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쉽게 전파되는 바이러스 눈병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유행성 각결막염」이다. 그 원인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8형과 19형에 의하며, 집이나 직장 내에서 혹은 수영장, 병원, 대중교통수단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이 병에 감염된 환자의 손이나 타월, 기타 소지품에 의해서 널리 퍼지게 된다.

이 바이러스와 접촉된 지 7～8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진 후에는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눈물 양이 매우 많아지고, 모래나 무언가 눈 안에 들어 있는 듯한 이물감, 심한 결막충혈이 생기면서 눈꺼풀이 점차 붓게 된다. 때로는 결막출혈, 눈부심과 귀 앞의 임파절이 콩알만하게 만져지기도 하며, 이물감이 심하게 느끼는 환자는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응급실로 달려와 빼내 달라고 조르는 경우까지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한 쪽 눈에 위에서 말한 증상들이 있은 후 수일 이내에 반대쪽 눈도 같은 경과를 밟게 된다.

결막염이 심해감에 따라 결막에 흰 막 혹은 위막이 생기기도 하며 이를 벗겨 보면 피가 나오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난 지 7~8일 정도 지나 간혹 각막염이 병발하기도 하는데, 이 때 환자들은 심한 통증, 이물감과 눈부심으로 눈을 뜨기가 힘들어 진다. 또한 각막에 점모양의 혼탁이 생기면서 시력의 급격한 감소를 보이기도 하며 이것은 상당기간 지속되는 시력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환자들은 2~3주일 내에 큰 합병증이 없이 좋아진다.

두 번째로 많은 바이러스 눈병은 「인두결막열」로, 이 결막염도 아데노바이러스 3형, 4형과 7형이 주원인이 되며, 질환 명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높은 열, 인두염, 결막염의 증세를 보이는데 소아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잠복기는 5~12일로서 증상이 시작된 후 수일 이내가 전염력이 높은 시기가 된다. 증상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유사하며, 특히 소아들의 경우 피눈물을 흘려 부모가 매우 놀라게 되는데 큰 문제는 아니다.

세 번째로 흔한 눈병은「급성 출혈성 결막염」을 들 수 있다. 예전에 「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리었던 이 질환은 엔테로바이러스 70형이 주원인이 된다. 잠복기는 위 두 눈병과는 달리 매우 짧아서 1~2일 정도이며, 증상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유사하지만 결막의 출혈이 특징적이며, 증상이 나타난 후 24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병이 진행되면서 발열,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대부분 2~4일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기 시작하여 병이 발생한 지 10일 이내로 완전히 좋아진다.

이 세 질환에 대한 치료는 그 증상의 원인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거의 같다. 항바이러스제는 별 효과가 없으나 면역이 약화된 만성질환자에게는 간혹 사용할 수 있으며, 경한 스테로이드제 안약은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평소 손을 자주 씻고 몸을 청결히 해야

항생제 안연고는 눈을 부드럽게 해 주고 각막의 보호를 위해 사용한다. 얼음주머니를 눈을 감은 채 눈 주위에 자주 올려놓으면 통증을 줄여주고 눈꺼풀의 부종 등 염증도 약하게 해 준다. 발열이 있을 때는 해열제를 사용하고, 일상생활에서 선글라스의 착용도 도움이 된다.

이 바이러스 눈병을 치료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더더욱 중요하다. 즉 이 병에 이미 걸려 있는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옮겨 주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하며, 아직 걸리지 않은 정상인들도 도처에 퍼져있는 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병에 전염되지 않도록 평상시 좋은 위생 습관을 갖는 것이다.   

눈병환자는 첫 2주 동안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집 안에 눈병환자가 생기면 눈을 절대로 만지지 말고 수건, 세수대야 등 생활용품도 따로 쓰도록 해야 한다. 수영장, 목욕탕에 다녀오거나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고 몸을 청결히 하는 것도 여름철 눈병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휴가철 이용해 안과검사 받는 것도 도움

한편 휴가를 이용해서 평상시 하기 어려웠던 건강검진이나, 3～4세 이후의 애들은 눈의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안과검사를 받도록 하여 약시 등 시력저하와 사시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안경착용을 하고 있는 청소년은 눈의 정기점검을, 40대 중반이후의 어른은 노안에 대한 안경검사와 더불어 녹내장의 조기 발견을 위한 안과검사, 당뇨병환자에서는 당뇨로 인한 눈의 무서운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중요한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도 우리 자신에 대한 가장 훌륭한 투자가 될 것이다.

     박성희 / 순천향대학교병원 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