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체온조절에 필수적인 땀
여름철에는 햇볕이 뜨겁다. 12시경에는 거의 머리 꼭대기에서 햇볕이 내려 쬐는데, 그 강도가 다른 계절과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햇빛이나 날씨에 의해서 고온에 노출되면 인체는 원래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반응을 나타내는데, 인체의 체온 조절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땀이다.
땀의 성분과 역할
땀은 땀샘에서 분비된다. 땀샘은 피부의 진피 속에 묻혀 있는 가늘고 긴 관으로, 그 끝은 둘둘 말린 관처럼 뭉친 덩어리로 되어 있으며, 이런 관 주위를 모세 혈관이 그물처럼 둘러싸고 있다.
땀의 기능은 첫 번째로 노폐물의 배출이다. 땀샘 주위에 많은 모세 혈관이 둘러싸고 있어서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 낸다. 땀의 99%는 물이지만 나트륨(Na), 염소(Cl)의 염분이 약간 들어있으며 칼륨(K), 마그네슘(Mg) 같은 이온 그리고 암모니아 등이 아주 소량 들어 있다. 실생활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주요 기관은 콩팥이며 땀샘이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땀의 제일 중요한 기능이 체온 조절이다. 여름철이나 운동을 할 때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 몸에서 땀을 내는데, 이 때 기화열로 체표의 열을 빼앗아 체온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몸에서는 땀이나 호흡에 의해서 수분이 보통 하루에 5백～1천mL가 증발해 없어진다. 장시간 더운 환경에 노출돼 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2～3 리터까지 땀을 흘리게도 되는데, 여름철이나 용광로 근처 같은 고온 환경에서 심한 일을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게 4～5리터까지 땀을 흘리게 된다.
성인 남자 75Kg를 기준으로 몸무게 75Kg 중에서 물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40리터 정도이며, 그 중에서 세포 내에 있는 물이 25리터 정도이다. 세포 바깥 쪽에 존재하는 물은 15리터 정도이며, 그중 혈액에서 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약 5리터 정도가 되게 된다. 몸 속에는 이렇게 다양하게 수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포 안이나 밖에 있는 가에 따라서 그 구성 성분에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몸 속에서는 수분의 조절과 각종 이온의 조절이 콩팥과 장, 땀샘을 통하여 조절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매우 섬세한 것이어서 조절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근육 경련이나, 의식 장애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신경을 그리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콩팥에서 수분과 염분의 배출을 조절하고 땀으로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적절한 성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병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에는?
체온 조절과 땀의 분비는 우리 몸에서 일정하게 조절되고 있지만, 이러한 조절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병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 저혈당, 울혈성 심부전,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 항진증, 흉강내 종양, 파킨슨 증후군, 술이나 약물의 금단, 불안, 폐경기 증후군 같은 상태가 있는 경우에는 병적으로 땀을 많이 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에는 누구나 땀을 많이 흘리고 땀은 체질적인 면과 상관관계가 많으므로 여태까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던 체질이고 그 정도가 늘 비슷하다면 땀이 난다고 해서 병이라고 의심할 필요는 없다.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고 땀으로도 체온 조절이 안 된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적절하게 수분 섭취를 하지 않으면서 땀을 지나치게 흘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체중의 약 2% 정도의 수분이 소실되기 전까지는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갈증을 느낄 때까지 운동을 계속하거나 수분 섭취를 미루지 말고 운동 중 30분에 한번은 2컵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적절하게 수분 공급을 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고, 지나친 고온에 계속 노출되게 되면 인체는 수분을 몸 속에 저류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가 있는데 이 것이 열부종이다. 이 상태가 지나면 현기증이나 졸도가 생기는 데 이를 열실신이라 부른다.
또한, 고온에 적응이 된 운동선수나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 있어서 운동 후나 일을 하고 난 후에 열경련이 생길 수 있다. 이 질환은 근육의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여름철 운동이나 작업 중에 쥐가 오르듯이 근육이 아프면 곧바로 운동이나 일을 중단하고 물을 마시면서 서늘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만약, 이 단계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면, 전해질과 수분이 과도하게 손실되고 체온이 병적으로 높아지면서 구토, 현기증, 근육통이 나타나거나 심해지면서 열소진이라는 병이 생기게 되며 혼수상태로까지 빠져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이 생기기도 한다.
더위 먹지 않으려면
더위가 심할 경우에는 활발히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수분 공급에 주의해야 하지만 특히 주의해야 할 분들이 노인 환자이다. 특히, 자리에 누워 있는 노인이나 집에만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습도가 높으면서 기온이 높은 경우에는 열관련 질환의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된다.
여름철에 더위와 지나친 땀으로 인한 열성 질환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고온이나 운동에 적응할 시간을 갖는 것이 좋고, 집안에 노인이 있을 경우에는 특히 환기에 잘 시키도록 하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해두는 것이 좋다.
윤도경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