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CD플레이어의 과다한 사용, 소음성 난청을 부른다
버스나 지하철 그리고 길가에서 MP3, CD 등을 몇 시간씩 귀에 꽂고, 때로는 옆에 있는 사람도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확실히 듣거나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게 틀어 놓고 음악을 듣는 청소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잠잘 때도 이어폰을 낀 채 자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젊은 사람들 중 「가는 귀가 먹었다」고 청력장애를 호소하면서 이비인후과를 찾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 이런 경우 생긴 청력이상을 소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소음성 난청의 대상으로서 과거에는 철공소나 조선소 직원, 석재 채취자, 굴착기 사용자, 군부대 총포류 담당자, 비행장 근무자, 음악가 등 특정인에게만 주로 발생하였지만, 요즘에는 시끄러운 소음이 생활주변에 항상 있기 때문에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성별, 연령 또는 문화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소음성 난청에 이환될 수 있게 되었다. 문헌에 따르면 전인구의 약 1.7%가 소음성 난청에 의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의 경우, 소음은 정신집중력과 학습능력도 떨어뜨려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두통, 불안, 긴장 그리고 쉽게 불쾌감과 분노를 느끼며 자주 놀라는 등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정신신경계증상,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기 증세, 호흡이 가빠지고 맥박이 빨라지며 혈압이 올라가는 호흡,혈관계 증세 등을 일으킬 수 도 있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의 경우에는 정신집중을 못하고 학습능력도 현저히 떨어뜨리게 한다.
일반적으로 음의 세기를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위로는 음의 강도인데 이는 데시벨(dB)이라고 불리는 단위로 측정된다. 일반적으로 75dB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85dB 이상의 소리는 청력에 해로운 것으로 되어 있어 매일 85dB이상의 소리를 8시간 이상 듣는다면 충분히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소리의 강도는 저음의 대화 시에는 40dB, 일상대화, 자동차가 보통 속도로 달리는 소리, 세탁기 소리는 50-60dB, 붐비는 레스토랑, 버스 속의 잡담은 70-80dB 로 청각에 별 문제가 없으나, 잔디 깍는 기계, 트럭소리, 기차나 지하철이 통과할 때는 약 90dB로 하루 노출 8시간 이하, 체인톱, 공기드릴, 스노우모빌, 못 박는 소리, 피아노와 트럼펫의 최대음은 100dB로 하루 2시간 이하, 모래분사기, 록 공연, 자동차경적은 115dB로 하루 15분이 최대 허용치로 되어 있다.
MP3, CD플레이어의 소리를 높여 지속적으로 들을 경우 난청의 위험도
청소년들이 자주 듣는 카세트, MP3, CD플레이어 등을 시끄러운 길가, 버스나 지하철 등지에서 소리를 높여 들었을 경우 이때 소리는 100데시벨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경우 시끄러운 환경에 음악이라는 또 다른 소리가 더해져서 청각신경을 극도로 피로하게 만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듣게 되면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소음성 난청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폭로된 소음의 특성, 개인의 감수성, 또는 난청질환의 유무, 작업환경 등을 들 수 있는데 이중 청소년 소음성 난청의 경우는 소리의 크기와 얼마나 오랫동안 소음에 노출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소음성 난청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예방이 최선
소음성 난청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일시적으로 심한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 일시적 청력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로 더 이상 소음에 노출되지 않으면 청력은 정상으로 돌아오게 경우와 둘째, 반복적으로 이런 소음에 노출되면서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 경우이다.
소음성 난청의 초기 증상은 조용한 곳에 있을 때 귀에서 남에게는 안 들리는 소리 즉, 이명이 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소음에 노출된 과거력이 있는 청소년은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가서 귀의 상태를 확인하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소음성 난청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질환으로 예방이 최고의 방법이다.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려면 85dB 이상의 소음을 피하고, 시끄러운 장소에 다녀온 뒤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소음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여만 한다. MP3나 CD를 리시버로 꼭 들어야 할 경우 가능하면 작은 소리로 짧은 시간만 청취하고 청취 중간중간에 청신경이 쉴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굳이 소음 속에서 음악을 들어야 할 땐 귀걸이형 이어폰 대신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평상시 소음을 차단하고 소음에 노출되었을 시 자주 조용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공사장을 지나갈 때, 경적이 울릴 때, 총소리, 비행기가 근처에 지나갈 때 등 소음이 예상되는 상황에선 즉시 귀를 막아주고 디스코장이나 록 공연장, 그리고 수 많은 관중 속에서 소리 높여 소리치고 노래 부르며 북소리,장구 소리를 듣는 축구, 야구 경기장 등을 다녀온 후에는 소음을 피하고, 조용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직업상 소음을 접해야 할 경우에는 일터에서 귀마개를 착용하고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받도록 한다. 소음에 자주 노출된 경우 귀에서 이명이나 남들은 잘 알아 듣는데 본인은 잘 못 알아 듣거나 되묻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면 병원에 가서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음에 의한 난청은 축적 효과가 있어 자연 발생적으로 생기는 정상적인 청력감소와 함께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은 장년기, 노년기에 난청으로 더 고생할 수 있다. 난청은 본인 스스로 사회생활에 고립되는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주위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도 고통을 줄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소음성 난청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특효약이 없는 만큼 예방에 힘써야 한다.
여승근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