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하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여 심각한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반복적 만성적으로 도박에 빠져드는 경우를 병적도박 또는 도박중독이라고 한다. 그 결과 개인, 가정 및 직업에 파탄을 가져 온다. 자살률도 매우 높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대규모 연구는 없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4% 이상이라는 보고를 하고 있다. 중독의 비율은 남성이 높으나 최근 여성과 청소년의 비율이 늘고 있다. 호발 연령은 사춘기이며, 가족력과 연관이 있고, 도박자의 부모에 알코올의존이 많다. 15세 이전에 부모가 사망, 별거 또는 이혼을 한 경우나 돈이나 물질에 가치관을 두는 가정에서도 도박중독의 빈도가 높다. 최근에는 도파민,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도박중독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분석적으로는 돈을 잃으려는 무의식적 욕구, 무의식적 죄의식의 완화 등으로 설명한다. 프로이트는 도박행위를 자위행위 대치된 행동으로 설명 하였다.

 

도박 행동을 조절할 수 없다면 병적 도박으로 봐야

대부분의 경우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는 호기심이나 심심풀이로 시작하게 된다. 이들은 도박에 대한 충동이 있고, 자신만만하고, 열정적이며, 스트레스, 불안 및 우울감이 있을 때 돈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는 돈의 액수가 커진다. 병적 도박은 친구들이 모여서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하는 사교적 도박과는 구별되야 한다. 하지만 도박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데도 도박 행동을 조절할 수 없다면 병적 도박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우울증 환자는 쉽게 도박에 빠지기도 하고, 도박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초기부터 단도박 모임(Gamblers Anonymous : GA)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단도박 모임은 1984년에 결성되었으며, 현재 전국에 40개 이상의 지부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www.dandobak.co.kr). 실제 치료 시 환자의 유형에 따라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울증이 있고, 현실을 도피하는 경향이 있는 경우에는 항우울제가 도움이 된다. 충동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계속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매는 경우에는 날트렉손이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는 도박 환자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고, 이를 통해 도박 행동을 조절해 주는 것이다. 도박은 일종의 확률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도박자는 자신의 기술로 확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도박의존의 치료에 있어서 가족에 대한 치료와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가족은 환자의 요구에 못 이겨 환자의 도박 빗을 갚아 주는 것은 오히려 도박 행동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가족과 치료자가 치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 이다. 사회는 도박 의존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나 비난하는 태도를 버리고 그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공감하면서 치료의 필요성을 확산시켜 줄 의무가 있다.

이민수 /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교수․정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