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의 영향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올해 황사 발생 일수가 예년보다 많아 질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중국내륙지역의 고온건조한 날씨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국내의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적을 것이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황사이다. 황사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중국 북부의 황토지대에서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현상 또는 모래먼지를 말한다.

황사를 구성하는 성분은 석영 장석 운모 고령토 알루미늄 철 등 토양성분이 대부분이나 급속하게 공업화가 되고 있는 중국을 통과하면서 각종 오염물질이 섞이게 된다. 최근의 황사성분에서 납 카드뮴 망간 니켈 등의 농도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관찰되고 있어 황사를 보는 시각도 단순한 「성가심」이상으로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염려하게 된다.

황사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영향을 살펴보면 우선 태양 빛을 산란시켜 시정을 악화시키고, 복사열을 흡수하여 냉각효과를 나타내는 등의 기상학적인 영향을 들 수 있다. 가령, 시정이 악화되어 항공기의 이착륙시 시야장애로 인해 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자동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어 미세한 먼지가 자동차의 부품에 쌓여 성능을 저해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건축물이나 정밀기계의 외관이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빨래나 음식물에 부착되므로 주의를 요하기도 한다. 농작물, 특히 활엽수의 경우 기공을 막아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여 식물의 생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며 곰팡이 포자도 황사에 실려 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 토양에서 관찰되는 곰팡이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한 독성여부는 추후에도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비록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는 하나, 황사가 심한 기간동안 대기 중 중금속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관측되어 「맑은 공기」를 원하는 일반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황사가 우리에게 전적으로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황사비는 염기성을 띠므로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산성비나 토양의 산성화를 막아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또 토양 속 미생물이나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제공하여 생산력을 증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우리생활 전반에 미치는 피해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황사에 의해서 생길 수 있는 건강상의 영향을 알아보고 이를 예방하고 대비하는 간단한 지혜를 살펴본다.

호흡기 질환자는 특별히 유의

황사기간 중 흡입하는 먼지의 양이 평소보다 3～10배까지 증가할 수 있으므로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하여 한다. 황사가 심한 기간동안에 기관지천식 환자의 응급실 방문횟수가 늘었다든지, 기관지염, 비염으로 인한 외래 이용자수가 늘었다는 연구보고에 볼 때 호흡기는 황사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주된 표적장기라 할 수 있다. 특히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는 사람, 노인이나 유소아의 경우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목이 따갑고 가벼운 기침이나 가래가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에 빠지게 된다. 발작적으로 기침이 나면서 호흡곤란이 초래되면 병원을 찾아서 소염제나 기관지 확장제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사현상이 지속되면 눈병환자가 급증하게 되는데 이 또한 황사와 봄철의 건조하고 공기가 맞물려 자극성 각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피부도 황사먼지와 직접 접촉하게 되므로 가려움증, 따가움 등의 자극증상을 비롯하여 발진, 부종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소위 자극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황사로 인한 호흡기, 안구, 피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하는 야외활동, 체육활동을 가급적이면 실내활동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부득이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나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콘택즈 렌즈보다는 안경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외출후에는 반드시 세안에 신경을 쓰되 눈, 콧속을 흘려 깨끗이 씻어 내도록 한다. 미지근한 물로 피부를 여러 번 헹구듯이 씻어 내고 자극 증상이 심할 때에는 냉타올로 진정시키면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내공기로 황사가 들어 올 수 있으므로 창문을 닫아 두고, 실내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 등을 사용해 습도를 높여 주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공기정화기 사용도 권장할 만한 방법 중의 하나다. 그밖에 운전중에는 창문을 닫고, 바깥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레버를 조절해 두도록 한다.

생활 속 예방이 우선

황사란 대자연 현상의 하나로 인간의 생활에 불편과 지장을 초래한다하여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란 매우 어렵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황사로 인한 영향이 훨씬 심각하여 사막화 방지를 위한 대규모 조림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단기간 내에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며, 국제간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가 생활 속에 실천할 수 있는 예방활동에 소홀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황사가 심한 3～5월 동안만이라도 일기예보를 듣고 미리 생활계획을 조정하고, 간단하게 취할 수 있는 예방조치를 실행에 옮김으로써 황사로 인한 피해사례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 생각된다.

박종태 / 고려대 안산병원 산업의학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