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이란 월경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세이며, 25%는 45세 이전에, 50%는 45~50세에, 그리고 나머지 25%는 50~55세에 폐경이 온다. 여성에 있어 폐경을 전․후한 10년 정도의 기간을 폐경기/갱년기라 하며, 40~60세의 중년기를 폐경기 /갱년기라고도 한다.

갱년기에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생산이 점차 감소하여 신체변화가 일어나고 여성의 기능을 잃었다는 두려움과 허탈감으로 원인모를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또한 골다공증․심혈관계질환 및 각종 부인병으로 폐경기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기도 한다. 여자는 일생의 ⅓이상을 폐경기 상태로 보내게 된다. 평소에 영양관리를 포함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잘 실천하면 건강하고 활기 찬 폐경기를 보낼 수 있다.

 

폐경기 여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

대한순환기학회에서 전국 18개 대학병원에서 지난 10년(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협심증․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여성의 대다수가 폐경기 이후로 확인되어 폐경기 여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이후 여성 심장 질환이 급증하는 것은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을 조절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하기 때문이며,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의 주범인 내장 비만이 폐경 후 급증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여성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체중은 정상(BMI;체중㎏/신장㎡=18.5~23)을 유지하고, 허리둘레 80㎝(31인치)를 넘지 않도록 하며,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심장병 위험인자인 비만․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을 적극 관리하며, 유산소 운동을 하고, 채소․과일․생선 등을 많이 섭취하고 동물성지방을 멀리하는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칼슘 섭취로 골다공증 예방

폐경기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하나는 골다공증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뼈가 더 작고 뼈의 양도 적으며, 폐경이 되면 처음 5~10년 동안 뼈의 양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뼈의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점차 감소하고 강도가 줄어듦에 따라 척추나 손목, 골반뼈가 골절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여성은 폐경기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은 하루 1500㎎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이 많은 식품으로는 우유나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굴, 두부, 녹색 잎을 가진 채소, 미역, 다시마 등이다. 칼슘은 우유 1컵에 224㎎, 치즈 1장에 135㎎, 뱅어포 1장에 211㎎, 멸치 ⅓컵에 350㎎, 케일 ¾ 컵 181㎎, 무청 ½ 컵에 105㎎, 미역 5g에 50㎎, 두부 1/5모에 145㎎ 함유되어 있다. 또한 칼슘 이용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가 들어 있는 계란 노른자, 버섯, 간,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 및 유제품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과음이나 커피, 탄산음료의 과다한 섭취를 피하도록 한다. 이밖에 체중이 실리는 규칙적인 운동은 뼈를 자극하므로 매우 중요하고, 흡연은 골소실을 촉진하므로 삼가도록 한다.

 

폐경기 여성의 건강을 위한 영양관리는 어떻게 할까?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역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포함한 균형식을 섭취하되 비만 예방을 위해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체내대사가 감소하므로 음식의 양을 조금 줄이고 특히 저녁식사를 적게 하는 것이 좋다. 소금과 설탕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폐경기 여성들은 입이 쓰게 느껴지고 단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더욱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따라서 음식의 맛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식습관이 변했다고 생각되면 건강을 위해 의식적으로 자극적인 맛을 자제하고 담백하게 먹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제철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어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에 물 10잔 정도를 마시는 것도 입이 쓰게 느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국을 끓일 때는 평소보다 소금이나 간장을 덜 넣도록 하고, 조리할 때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추기 보다는 식초를 이용하여 염분 섭취량을 줄이도록 한다.

흡연은 영양소 흡수를 방해할 뿐 아니라 혀의 맛의 기능을 파괴하는데도 영향을 미치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카페인․탄산음료․술의 섭취를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한다.

 

폐경기 여성의 영양관리를 위해 추천할 수 있는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①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적게, 비타민과 무기질은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성 지방이 많이 든 식품 섭취를 절제하고 과일 및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된다.

②칼슘섭취를 위해 노력하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칼슘 섭취의 중요성은 위에서 이미 언급하였다.

③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히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한 번 이상 먹도록 하자. 이런 음식으로는 두부와 된장 등 콩 식품, 해바라기씨, 과일, 녹황색 채소 등이 있다. 특히 두부 등 콩 식품을 많이 먹자. 두부 등 콩 식품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 이소플라본이 들어있다. 두부 100g(약 ½ 모)에 약 35㎎정도 들어 있는데, 이것이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북미 폐경학회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 갱년기 증상을 줄이려면 이소플라본을 매일 50㎎씩 섭취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두부 ⅔모 혹은 두부 ½ 모 + 두유 한 컵(이소플라본 20㎎)이면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미국 심장협회는 콩 식품을 즐겨 먹으면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아지고,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간다고 발표하였다. 즉 콩 식품은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유용한 식품이다. 이밖에도 콩은 영양적으로 완전식품에 가깝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없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④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을 매일 섭취하자. 특히 비타민E는 안면홍조, 발한, 질건조증, 피로를 감소시킨다. 옥수수나 콩기름, 해바라기씨, 콩, 땅콩, 시금치 등이 해당된다.

⑤붕소가 풍부한 음식에도 관심을 갖자. 붕소는 무기질 중 하나로 하루에 3㎎만 섭취해도 혈중 에스트로겐이 현저히 증가해서 소변을 통한 칼슘 손실이 40%까지 감소된다고 한다. 붕소가 많이 포함된 식품은 자두, 딸기, 양배추, 사과, 샐러리, 무화과 등이다.  

이민준 / 연세대학교 식품영양과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