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 열량, 탄수화물보다도 높다는 사실

알코올은1g당 7kcal의 에너지를 낸다. 9kcal의 지방보다는 저칼로리이나 4kcal를 내는 탄수화물과 단백질보다는 고칼로리 음식인 셈이다. 병맥주 1잔(200cc)이 대개 96kcal라고 하니 3잔만 마셔도 300kcal가 나가는 밥 한공기를 뚝딱 비우는 꼴이다. 여기에 안주까지 곁들인다고 하면 하룻밤 술자리에서 얻는 열량은 가히 엄청나다.

알코올은 대개 「비어 있는 열량(empty calories)」이라고 표현한다. 칼로리는 있어 에너지원으로 작용을 할 수는 있지만 영양소는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일을 하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알코올이 힘을 쓸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알코올이 열량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비만과 관련이 되며, 영양소가 없는 것이 건강에 해를 끼치는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다른 영양소의 소비 방해, 지방으로 축적

알코올이 뱃살 비만을 일으키는 기전으로는 알코올이 다른 영양소의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알코올은 섭취하는 대로 열량으로 작용해 완전히 소비되기는 하지만 제일 먼저 쓰이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 즉,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에너지로 소비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한다.

결국 그러한 영양소로 섭취한 에너지는 소비가 되지 못한 채 몸 안에 지방의 형태로 쌓이게 되고 특히 복부의 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즉,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알코올이 에너지원으로 우선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들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한 채 몸 안에 저장이 잘 된다라는 것이다. 게다가 술과 곁들여 안주를 푸짐하게 먹을 때는 기름진 음식 섭취로 인한 과다한 에너지 섭취가 더욱 조장되어 뱃속에 지방 축적이 더 심해지게 된다.

안주는 안 먹고 술만 먹는다면 체중이 오히려 빠질 수 있는데 만성 알코올의존자가 다른 음식은 섭취하지 않고 술만 먹었을 때 몸 안에 있는 영양성분, 비타민, 무기질을 빼앗기기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리는 이유이다.

 

술 마신 뒤 체중계 숫자는 내려가던데?

과음을 하고 다음날 체중을 재보면 평소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두고 살이 빠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알코올의 이뇨작용으로 인해 체내의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간 현상일 뿐 체중감량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탈수 현상이 벌어졌다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이다.

 

살 안찌는 음주법 따로 있다

▶ 목표량을 정해라

술과 안주를 먹는 한 열량의 증가를 피할 순 없다. 그러니 최소화하는 게 상책. 소주 한 잔, 맥주 2/3잔, 양주는 2잔을 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면 대략 밥 한 공기보다적은 양의 술로 마무리가 가능하다.

 

▶ 물과 함께 술을 마셔라

술 마시는 간간히 물을마시면 술도 덜 취하고 살도 덜 찐다. 특히 찬물은 소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술이 빨리 소장을통과하도록 만들어 알코올의 흡수량을 줄여준다. 또 수분은 알코올의 농도를 묽게 만들고배뇨도 촉진시켜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 술도 천천히 마셔야 적게 마신다

보통 식사를 할 때 천천히 밥을 먹어야 과식을 하지 않고 양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한꺼번에 들이켜고 원샷을 자주 하면 술을 많이 마시게 돼 몸 속에 열량이 쌓이게 된다. 천천히 마시면서 대화를 하게 되면 술도 덜 마실 뿐 아니라 열량도 소비되어 좋다.

 

▶ 마른안주도 안된다, 야채나 한식을 공략하라

흔히 마른안주가 기름기도 적고 칼로리도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나 오징어, 쥐포 등도 의외로 칼로리가 높다. 차라리 칼로리가 낮은 오리엔탈 드레싱, 과일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나 찜안주와 같은 한식안주를 먹으면서 대신 술의 양을 줄이는 게 낫다.

 

▶술 깬다고 커피 마시지 마라

술에 취하면 졸음이 오는 사람들은 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이때 마신 커피는 체지방 축적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 차라리 술이 깨려면 녹차나 과일음료 등을 마셔 이뇨작용을 촉진해 알코올의 독성을 배출시키고 음주 뒤 느끼는 공복감을 해소시키는 게 낫다.

 

▶ 술 취한 채 자면 안된다, 노래를 부르거나 걸어라

잔뜩 취해서 잠자리에 들면 술과 안주에서 얻은 칼로리가 그대로 몸 속에 축적된다. 잠자기 전 몸을 움직여 칼로리를 소모해 줘야 살이 안 찐다. 술 마신 후 2차는 노래방으로 가 노래와 춤으로 칼로리를 소비하거나 밤 늦은 시간이 아니라면 귀가 길에서 두 세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는 게 좋다. <끝>

전용준 / 보건복지부 선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