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이란 사고 즉, 생각의 병으로서 현실과는 맞지 않는 왜곡된 생각을 사실로 굳게 믿고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비현실적인 생각이나 특정 사실에 대해 과도한 집착을 하게 될 때에도 피해망상과 비슷한 증상이 생기지만, 이러한 경우 납득할 만한 증거가 있을 때 자신의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인정하게 되는 반면, 망상적 생각은 개인의 교육정도나 문화상황에 맞지 않을뿐더러 논리적인 설명이나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시정되지 않고 견고하게 지속되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해망상은 여러 종류의 망상 중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데, 타인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을 부당하게 괴롭히고, 속이고, 고통을 주며, 계속 감시하기도 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죽이려 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어 대인관계와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게됩니다.

망상이 생기는 원인은 생물학적 측면에서 대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장애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개인이 속한 사회 문화적 환경에 따라 피해망상의 내용은 차이가 납니다.

피해망상이 생기면 처음에는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다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확고해지게 되며, 주변 상황이 피해망상과 연관되는 것으로 확신하게 되어 점차 사회적인 고립, 극심한 불안, 두려움에 사로잡혀 급기야는 현실감의 소실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자주 싸우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고발을 하는 등의 법적인 문제를 자주 일으켜 자신이나 남에게 위협을 가하는 상황까지 진행됩니다.

고립된 생활을 벗어나 신뢰성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

그런 환자가 주위에 있을 때 그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로 설득하는 것은 오히려 망상을 더 굳어지게 해서 위협적인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논쟁보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니 얼마나 힘들 것인가 공감해주면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피해의식이 심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방어적인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뢰성 있는 대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대화를 많이 하고, 매사에 유연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개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들이 자신감을 증진시킴으로 그리 심하지 않은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망상의 정도가 심각해지면 이러한 노력들로 개선되지 않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유지되지 못하게 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적절한 평가를 통해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피해망상이 심한 환자는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주변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권용실 / 가톨릭대 의정부 성모병원 신경정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