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藥)이란 우리 몸에 들어가서 신체적 혹은 심리적 기능을 변화시키거나 또는 두 기능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물질을 가리킨다. 술도 이런 점에서 보면 약이다. 사람이 술을 마시면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에탄올)이 대뇌의 제지기능과 중추신경을 억제하며 습관성과 중독성을 가지게 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이 「향정신성 의약품」은 진정제, 흥분제, 그리고 환각제로 나누어지는 데, 환각·각성·습관성·중독성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이 의약품의 제조, 소지, 사용 등을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에탄올)은 진정제에 속한다. 진정제는 소량을 투입할 때는 사람을 보다 편안하게 하고 억제를 완화해주는 작용을 하며, 때로는 보다 자신감을 느끼게도 하고, 보다 개방적인 행동을 하게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중력·협조·신속한 대응력 등에 영향을 미치며, 대량으로 투약하면 의식을 잃게 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알코올은 습관성과 중독성을 갖게한다

한편, 술은 자주 많이 마시면 중독증세도 나타난다. 「알코올 중독」이 바로 이것이다. 알코올 중독은 급성과 만성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급성중독이란 알코올을 한꺼번에 다량으로 섭취하여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이 증상은 처음에는 들뜨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하고, 다음에는 혀가 꼬부라져서 말을 더듬거리게 하며, 운동조절기능을 잃게 하여 비틀거리게 만든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만취상태가 되고 드디어는 혼수상태가 되어 의식을 잃게 된다. 또, 「병적 명정(酩酊)」이라 하여 의식장애와 정신운동성의 흥분을 나타내게 하고 나중에는 건망증을 일으키게도 한다.

만성중독이란 일반적으로 대개 10년 이상의 음주에 의해 일어나는 중독으로 주벽(酒癖)도 생기고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남기게 한다. 증세로는 정신적으로는 이해나 판단의 능력이 약해지고, 사고는 얕아지며, 정리가 안 되고, 기억력이 저하된다. 감정도 변하기 쉬워져서 고등감정은 저하되고, 자기중심적 경향이 강해지며, 거짓말을 하는 버릇이 생기거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등 성격적 변화가 생기고, 생활이 전반적으로 무기력해진다. 신체적으로는 만성위염, 말초혈관확장, 심장의 비대와 확장, 간장?신장의 장애, 평형장애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이상의 만성중독이 기초가 되어 「알코올성 정신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술은 약, 항상 조심스럽게 다루자

술은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알코올(에탄올)이란 물질 때문에 법령으로 엄격하게 규제를 받는 향정신성의약품의 한 종류인 진정제에 속하는 강력한 「약」이다. 진정제는 다량으로 투약될 경우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기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에탄올(술)은 소량을 체내에 투입할(마실) 때는 진정효과를 나타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해방감을 가지게 하며, 때로는 자신감을 갖게도 하고,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사교에 임하게도 한다. 그런 반면에 습관성과 중독성이 있어서 과다하게 복용하면 습관이 되고 중독증세가 나타나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갖가지 문제를 일으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반드시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위험한 의약품이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술이 이렇게 강력한 의약품이란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모르는 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으면서 엄청나게 많이 마셔대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는 음주로 인하여 개인적으로는 직장을 잃기도 하고 가정이 파탄되는가 하면 사회적으로는 교통사고, 총기사고, 방화 등을 일으켜 애꿎은 사람까지도 죽게 하거나 부상을 입히고 있다.

술은 결코 사람에게 즐거움만 주는 물질이 아니다. 술은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게 하고, 계속 마시면 각 가지 장기를 망가트리며 습관과 중독을 일으키는 의약품에 속한다. 항상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물질이다.

                                김공현 /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