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통제정책이란 알코올의 생산에서 유통, 판매, 소비되는 방법을 음주폐해의 위험이 감소되도록 변화시키게 하는 정부 및 민간조직의 다양한 정책을 의미한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다양한 알코올 통제정책 대안들을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 효과성이 인정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표1, 2,3 : WHO, Global Status Report: Alcohol Policy, 2004)

첫째, 국가독점과 허가제

주류판매에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국가가 독점하는 이른바 국가개입 방식의 정책대안은 시행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성이 인정되었지만, 국민건강이나 공공질서 확보라는 대의명분과 정책수용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Babor et al. 2003).

표1. WHO지역별 주류소매점 판매에 대한 국가독점과 허가제의 분포 (단위: %)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알코올 정책에 관한 세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국가(총 109개국) 중 약 15%에 해당하는 16개국이 맥주, 와인 및 증류주 판매를 국가가 독점하며, 국가독점을 제외한 80개국(약 73%)은 이들 3가지 주류 중 최소한 1가지 주류를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며, 나머지 13개국(약 12%)은 주류소매 판매에 있어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지역은 국가가 독점비율 뿐만 아니라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 국가 비율이 높은 양상을 띠었다.

둘째, 주류소매점의 판매제한

이러한 정책대안들은 시행비용이 낮고 보통정도의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를 시행하는 데에는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표2는 주류소매점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WHO(2004) 조사에 의하면, 응답 국가들 중 절반이 넘는 국가가 맥주, 와인 및 증류주의 판매장소를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맥주: 56%, 와인: 60%, 증류주: 61%). 판매시간을 제한하는 국가는 절반에 못 미치는 약 45%이며, 판매일을 제한하는 국가는 약 26%, 지역의 인구수에 따라 주류소매점의 수를 제한하는 국가는 20% 정도이다.

표2. 주류종류별 주류소매점 판매에 대한 제한 분포

출처: WHO, Global Status Report: Alcohol Policy, 2004

제한종류	맥주 %	(n/N)	와인 %	(n/N)	증류주 %	(n/N)
소매점 밀도	16.4	(18/110)	20.0	(21/105)	22.0	(24/109)
판매장소	55.5	(61/110)	59.8	(64/107)	60.9	(67/110)
판매일	25.5	(28/110)	27.1	(29/107)	27.5	(30/109)
판매시간	44.6	(50/112)	47.3	(52/110)	46.8	(52/110)

판매일을 제한하는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북유럽국가가 경험한 사례를 통해 알 수가 있다. 즉, 토요일에 주류를 판매하지 않은 경우 음주소비가 감소하거나 음주행동 및 음주폐해가 차별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주류의 구매 및 소비의 연령제한

이 대안은 청소년의 음주와 폐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가 인정되었으며, 시행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단속을 철저하게 할 때 효과는 커진다.

표3은 맥주에 대해 판매업소 및 일반소매점에서의 구매연령제한 분포를 보여준다. 현재까지 대부분 국가의 판매업소 및 일반소매점에서 맥주구입 연령제한을 법적으로 17~18세로 규정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소수의 국가가 맥주구입 연령제한을 19세 이상으로 하고 있다(판매업소: 8%, 일반소매점: 9%).

 표3. 판매업소 및 일반소매점에서 맥주 구매연령제한 분포(단위 : %)

 

 출처: WHO, Global Status Report: Alcohol Policy, 2004
 자료 재가공

제한연령	판매업소 (on-premise) (n=112)	일반소매점 (off-premise) (n=115)
제한 없음	14.8	21.4
15/16 세	13.0	11.6
17/18 세	64.3	58.0
19+ 세	7.8	8.9

미국의 경우, 주류구매연령을 18~21세로 상향조정함으로써 음주운전의 감소, 교통사고 사망 감소에 19% 기여, 음주관련 사고로 인한 병원입원 감소 및 사고사망 감소가 나타났다.

주류구매연령의 상향조정과 음주폐해에 관한 연구논문들(132개)을 종합한 결과,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된 여러 가지 음주예방전략 중 주류구매연령의 상향조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이다.

1995년 덴마크는 일반소매점에서의 주류구매연령을 15세로 제한하자 이 연령층 이하의 음주소비 36%감소와 아울러 1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도 17%감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법 집행을 얼마나 잘 시행하느냐에 달려있다. 즉, 주류구매연령제한에 대한 법의 시행을 철저하게 하면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법만 만들어 놓고 시행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러한 효과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네째, 광고제한

대중매체의 주류광고를 제한하거나 광고내용을 제한하는 대안들은 시행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지만, 그 효과는 거의 없거나 적은 편이다(표4). 주류업계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며, 광고가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TV 드라마나 영화의 음주장면 때문에 이 대안들의 영향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주류광고는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학생의 경우, 주류광고에 많이 노출될수록 음주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미 음주하는 경우에는 빈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Ellickson et al. 2005).

표4. 알코올 통제정책 대안의 효과성

최근 선진국의 알코올 관련 정책은 국민건강증진을 목표로 예방을 우선시하며, 음주장소, 시간, 연령 등의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술에 관한한 절대강국인 우리나라도 알코올 통제정책 전반에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기이다.

김영규ㅣ대한보건협회 주류광고모니터링 운영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