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제는 지쳤어요! 끝이 보이지 않아요! 이
병은 가족과 형제들을 못 살게 굴고 결국 집안
전체가 무너져 버려요. 이젠 입원시킬 돈도
없고, 자녀들과 살아야 할 텐데 먼 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런 요양원이나 시설로
보낼 방법은 없나요?』
회복을
위한 12단계 공동체에 찾아오는 분들의 공통된
호소들이다. 흔희 알코올의존자도 환자임을
인식하고 항상 사랑과 격려로 그들을 대하라고
하지만 가족들은 수년 동안 지칠 데로 지쳐서
자신들의 삶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안‧초조‧우울‧분노
등으로 삶의 의미 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도 사라지고 이젠 시야에서 없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정신‧심리적으로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공동의존 증후군이
대표적
의존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오랫동안
생활하는 가정, 즉 역기능 가정 하에서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정신의학적 장애로서 비적응적이며
강박적인 행동, 더 나아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동반하며 대인관계상의 장애, 친밀성과 관련한
경계와 개인의 주체성 장애 그리고 자율성의
저하로 인한 비합리적인 문제처리방식 등을
나타내는 진행성이며 만성적인 질병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인격 장애의 한 범주로 까지 분류되는
장애로 가족들은 감정표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을 파악하기 어렵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공동의존자는 자신의 삶에 건강하지 못한 형태로
대처하며 합리적인 사고를 둔화시키고, 자신들의
가족을 고립시키고, 우울증에 빠지게 하고,
심리적/신체적 질환, 자살기도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가족들의 임상에서 얻은
공통된 불합리한 사고나 행위로는,
첫째,
밑바닥치기를 하여야 정신을 차린다며 술을
더 마시도록 조장행위를 하기도 한다.
둘째,
가족들보다 술을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여 배신,
분노감과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들고 이로 인하여
좌절감과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셋째,
불합리한 기대와 통제를 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 후에 좌절과 실패만 경험한다.
특히
가족(공동의존·성인아이) 모두가 정신‧심리적으로
방어기제(부정, 합리화, 투사 등)와 왜곡된
신념(타인을 변화시키겠다는 집착), 그리고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자아 정체성의 결여를
보인다.
알코올의존의
회복을 위해서는 가족(공동의존 증후군)의
회복이 최우선이다.
한
자매님의 힘들었던 호소와 어렵게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공동의존 증후군으로부터 회복)을 들어보자.
지난 10년 동안 남편의 술 문제로 인하여 알코올전문
병원에 수차례 강제입원을 하였다. 또한 처음에는
시댁에 도움을 청하였지만 내 자식이 그럴
리가 없다며 매정하게 오히려 내 아들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어 환자취급을 한다고 호통을 쳐 시댁과도
단절되었다.
출가외인이라는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풍습에 친정에도 마찬가지로
지지 세력이 없었다(친정아버지가 알코올의존이며,
자신이 선택한 결혼에 대한 책임) 그 자매는
유일한 희망을 교회로의 인도로 방향을 설정하였으나
어렵게 세례를 받은 후는 더욱 부정적이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구실을 증가시킨 결과가
되었다.
오히려
교회에서도 위로를 받지 못하고(‘기도와 사랑으로
감싸 주셔요’ 또는 ‘술에 대하여 너무나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요’ 등의 조언으로
오히려 좌절감을 느낌), 주변에서는 일찍 가정을
해체시키는 것이 상책이라고 권고하기도 하였다.
저희 공동체를 찾은 자매는 ‘요즈음은 자주
아프고 항상 우울하고 기도생활도 되지를 않는다.’
라고 호소한다.
‘남편에게도
깊은 상처와 고통의 연속인데 이제는 주변사람들이
오히려 더 힘들게 하는 군요’라고 위로하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이 자매를 분노와
좌절 속에 몰아넣고 우울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남편의 알코올의존에 대해 가장 가까운 부모‧형제들의
무관심과 투사 그리고 스스로 남편을 변화시켜
보겠다는 집착과 기대심리의 좌절로 고통스러워한다.
이제는 정서적으로 메말라가고 세상이 원망스럽다
특히 결혼 전 역기능 가정 속에서 성장하면서
받은 악순환의 수레바퀴 속에서 빠져나올 길을
잃었으나 이제 공동의존 12단계 프로그램을
통하여 회복의 여정을 가고 있다.
공동의존자의
회복을 위해서는 초연과 중재의 합리적인 방법을
12단계 프로그램에서 배워가는 여정이다.
알코올의존자의
문제로 가족들이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다 보면
「손을 떼라」와 「그냥 놔두면 안 되고 무슨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라는 ’상반된 충고‘"를
받게 된다.
「손을
떼라(Hands Off)」는 것은 가족이 의존자의
문제를 대신 짊어지지 말고, 가족에게 책임이
있는 것같이 행동하지 말라는 제안이다. 이를
초연이라 하며 의존자의 문제들로부터 가족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가족의
회복을 위해 초점을 맞추라는 의미이다. 반대로
「무슨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접근 방법을
중재라고 하는데 의존자가 「밑바닥 치기(Hit
Bottom)」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존자
스스로 그들의 문제를 직면하도록 해서 눈을
뜨게 하고 현실을 바로 볼 수 있게 하여 도움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에서 「우리의 마음은
밭이다. 그 안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희망과
같은 긍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절망,
좌절, 시기,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의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는 글을 인용하며,
가족이 건강한 사고와 행동을 할 때 의존자의
회복 및 변화는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