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보면 권태란 불쾌감, 병에 걸렸다는 느낌, 불안감, 건강하지 못한 느낌에 대한 전신적인 감각을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질병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권태는 다른 말로 전신의 병적 감각이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권태가 지속될 경우 감염증이나 대사계, 내분비계, 또는 신경계의 질환이 있는지 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이야기하는 권태는 의학적인 의미보다는 「몸이 무겁다」 「식욕이 없다」「쉽게 피로해 진다」등의 증상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여름철의 권태는 열대야가 계속되어 수면 부족이 되거나, 많은 땀을 흘리게 되어 나트륨등의 미네랄(미량원소)이 부족하게 되거나, 최근에는 냉방을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흔히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비허기약(脾虛氣弱,소화기능의 쇠약)에 의해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위장의 기능이 쇠퇴하게 되어 영양 수급에도 문제가 있어 감기에도 쉽게 걸리고, 또 한번 걸리면 쉽게 낫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옛날부터 여름철 보양음식을 먹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러한 풍습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웃 일본도 장어를 먹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여름철 권태감을 이기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오늘날에는 음식이 풍부해져 구태여 여름철 보양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도 하나 다음과 같이 식습관에 주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단백질은 몸을 만드는 영양성분으로, 신체의 다양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육류나 생선등을 먹기가 거북한 경우에는 콩이나 우유로도 보충하는 것이 좋겠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땀을 흘리고 나면 보리차나 스포츠 음료 등으로 수분이나 미네랄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위장을 차갑게 하는 시원한 음료뿐만 아니라, 녹차와 같이 따뜻한 음료도 좋겠다.

비타민 B1을 섭취한다.

비타민 B1은 땀과 같이 배출되므로, 더운 여름철에 소모되기 쉬운 필수 영양소이다. 비타민 B1이 부족해지면 쉽게 피로해지고, 의욕이 없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비타민 B1이 풍부한 돼지고기나 콩, 푸른 채소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 취침과 기상, 그리고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가지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각종 신체리듬이 깨어지게 되므로 이에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이민수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과 우울증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