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부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증가량은 주로 모유의 분비량에 의존한다. 물론 유즙의 분비능력은 개인의 생리적 특성과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식사에 의한 영향 또한 아주 크다. 식사의 질적, 양적 부족은 모유 분비량을 감소시키며, 모유 분비를 계속하기 위해 어머니의 체내조직에 손상을 가져온다. 수유부의 모유분비량은 개인에 따라 현저히 다르지만 보통 하루 평균 750㎖의 분비량을 기초로 하여 수유부의 영양소 필요량을 결정한다.

수유를 하는 동안 평균적으로 600㎉ 정도의 에너지가 더 필요한데 이 에너지가 모두 식사로부터 공급되는 것은 아니며, 임신기간 동안 축적된 모체의 체지방에 의해서도 일부 충족된다. 이를 감안하여 수유부는 자신의 건강유지에 필요한 열량 외에 유즙 생성뿐 아니라 유아를 돌보는데 필요한 활동량을 위해 400㎉의 에너지가 추가로 요구된다.

에너지 섭취의 증가는 수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나, 임신기간 중의 체중증가량과 분만 후 체중의 감소를 고려하여 조절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에 20g이 더 많으며 일반적으로 식사 중에 단백질량이 불충분하면 모유 분비량이 감소된다. 또한 모유의 질은 식사를 통해 합성된 단백질에 따라 영향을 받으므로 수유기간 중에는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그밖에 칼슘, 철분, 비타민류 등의 섭취를 비수유부에 비해 증가시키도록 해야 한다.

수유부의 올바른 식사지침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모유수유를 위해서는 열량이외에도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특히 칼슘과 철분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우유, 어육류, 채소, 과일류를 매일 균형 있게 섭취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수유부는 관습적으로 미역국과 쌀밥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관습은 자칫 당질 및 요오드의 과잉 섭취와 함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의 섭취부족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밥과 미역국이외에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양질의 단백질식품을 섭취한다.

우유나 유제품, 달걀에는 양질의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A 와 B2 등이 풍부하므로 매일 섭취하도록 한다. 육류나 생선류는 단백질은 물론 철분이 풍부하므로 가급적이면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해 매일 섭취한다.

◇신선한 과일 및 채소를 섭취한다.

과일과 채소에는 비타민A와 C, 그리고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므로 충분히 섭취한다.

◇위생상 안전한 식품을 선택한다.

수유부의 식사내용은 바로 모유의 성분에 반영되므로, 신선한 식품을 선택하고, 섭취하는 식품이 부패되었거나 중금속에 오염되었는지 등을 확인한다. 가공식품에 함유된 식품첨가물에도 유의하여 식품을 선택하고 가능하면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도록 한다.

◇진한 커피, 알코올 음료, 맵고 짠(자극성이 강한) 음식 등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모유분비를 돕는 음식

각종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서 모유의 질을 높이도록 한다. 우선 고기, 생선, 간, 콩, 계란 등 양질의 단백질식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참치, 고등어, 꽁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은 고단백 이면서 저지방식품인데, 특히 DHA, EP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비타민D의 함량도 높다. 수유부가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게 되면 모유에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게되어 아기의 성장과 두뇌발달에 좋은 영향을 준다. 신진대사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수유기에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자주 섭취하면 산후회복과 모유분비에 도움이 된다.

모유성분은 대부분 수분이므로 수분의 양이 부족하면 모유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물과 우유를 자주 섭취하고, 국이나 탕을 짜지 않게 해 충분히 먹고, 청량음료보다는 주스나 과일을 섭취해서 수분을 보충하도록 한다. 물을 많이 먹으면 젖이 묽어진다고 믿는 수유부들이 있는데, 우리 몸 안에서 불필요한 수분은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1일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수유에 도움이 된다.

모유 성분에 약간의 영향을 주는 식품도 있기는 하지만, 수유부의 식사량이 정상적인 경우 그 영향은 매우 미미하므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단 수유부가 평소와 다른 음식을 먹고 난 뒤 아기가 구토나 설사증세를 보이면 그 음식 섭취를 며칠 동안 중단해보고, 나중에 다시 먹어 보아서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그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민준 / 연세대 식품영양과학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