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본적인 생물학적 기능 즉 먹는 것, 성 행위 등을 통해 쾌락을 느끼며 반복적으로 행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에 쾌락중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뇌 안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보상 또는 강화 시스템이 있어 반복된 일로 인해 신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음식이나 성을 통해 일어나는 뇌의 기쁨을 얻고자 그와 같은 행동을 계속 하는 것이다.

특히, 사람은 알코올과 같은 물질 혹은 도박이나 인터넷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에 대해 집착하고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어 이러한 행동이 깊어지면서 대상에 대한 집착, 심리적 혹은 신체적 위해가 있음에도 강박적으로 그 행동을 지속시키려 삶의 전부를 내던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의존」이나 「남용」이라 일컫는다. 이러한 의존이 되는 대상의 공통점은 다 즉각적인 쾌락을 얻기 위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종합해보자면 쾌락중추에 의해 술을 계속 마시게 되면서 의존이 되어 결국은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못하는 상태로 바뀌게 되고, 음주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뇌세포는 알코올에 적응하는 쪽으로 변해 더 많은 자극(알코올)을 원하게 된다. 술을 안 마시면 불안·초조해지며 땀이 나고 피로감, 무력감에 빠지고 구역질이 나는 등 금단현상을 일으킨다. 더구나 한 번 폭음을 하면 뇌가 쪼그라들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약 4~6주간의 기간이 걸리는데 술 권하는 우리의 사회같은 경우 계속적으로 음주를 하게 된다. 한 번 마시면 끝장을 보자는 폭음형에도, 술을 매일 조금씩 꾸준히 먹는 홀짝형에서도 의존은 있을 수 있고 일상적 음주에도 뇌는 손상을 받게 된다.

굳이 음주로 인한 알코올 중독, 알코올성 치매, 간경화, 간암, 태아알코올증후군 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나친 음주로 인한 폐해는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병적의존에 이르기 전 건강에 해롭지 않을 정도로 마신다면(즉, 절주한다면) 45세 이상의 남자와 폐경기를 지난 여성처럼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과도한 음주가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으로 진행된다.

술 자리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마시고 죽자」. 하지만 절주하지 않고 쉼없이 마시게 된다면 우리가 외치는 말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김대진 | 가톨릭대학교 성가병원 정신과